[채권]증권에도 동화속에 나오는 `박쥐`가 있다.

입력 2001-08-01 21:11 수정 2001-08-01 21:11
옛날 호랑이도 담배를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때는 웬일 인지 들짐승 나라와 날짐승 나라의 사이가 좋지않아 큰 전쟁을 치룰 때였습니다. 들짐승 나라는 호랑이를 중심으로 날짐승 나라는 독수리를 중심으로 큰 군대를 만들어 서로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우기만 했죠.




원래 전쟁이란 얻는 것보단 잃는 게 많은 게임 아니겠습니까? 들짐승과 날짐승의 각각 서로의 마을을 습격하여 모든 재물과 양식을 빼앗고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기 일쑤였습니다. 이렇게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특히 국경 근처의 마을에는 남아 나는 게 없었고 계속되는 복수와 보복으로 서로의 증오와 분노만 커져 갈 뿐 좀체 화해의 가능성은 없는 듯 했더랩니다.




들짐승 나라와 날짐승 나라의 국경에 박쥐들이 사는 마을이 있었더랩니다. 어느날 박쥐의 마을에도 올 것이 왔더랩니다. 들짐승의 호랑이 군대가 처 들어 왔죠.


"야 너희들 날개가 있는 것 보니 날짐승이군. 모든 양식과 재물을 다 내놔!" 호랑이 군대 대장이 말했습니다.


"아, 저희가 날짐승으로 보이십니까? 저희는 쥡니다. 바~악쥐. 피부가 깃털로 된 게 아니라 이렇게 가죽으로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우린 들짐승입니다." 박쥐 마을 촌장이 말했죠.


"어 자세히 보니 그렇네. 들짐승이군요. 날짐승이 처들어 오면 얼른 연락 줘요. 혼내줄테니…" 그리곤 호랑이 군대는 다른 날짐승 마을을 찾아 그 마을을 떠났죠.




그 다음날은 날짐승의 독수리 군대가 마을을 찾아 왔습니다.


"야 너희들 이름이 무슨 쥐라며 그럼 들짐승이군. 모든 재물과 양식을 다 내놔!" 독수리 군대 대장이 말했죠.


"아, 저희가 들짐승으로 보이시나 보죠? 저희는 날짐승입니다. 이렇게 날개가 있어 하늘을 날아다니는데 어떻게 들짐승이 되겠어요." 다시 박쥐 마을 촌장이 말했죠.


"어 정말 그렇군. 몰라뵈서 죄송해요. 들짐승들이 오면 연락해요. 혼내 줄 테니…" 그리곤 그들도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박쥐마을은 오랜 전쟁 중에도 어느 쪽 군대의 침략도 받지 않고 열심히 농사짓고 재물 모아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옛날 옛적 동화 속의 박쥐 마을 이야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동화 같은 박쥐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에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증권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연히 박쥐라는 게 있죠. 흔히들 증권시장에서는 하루아침에도 수백 번 깡통찰 위험에 직면하지만 그런 만큼 대박의 꿈 또한 안겨주는 `주식`이란 녀석과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항상 일정한 이자 외에는 별다른 재미가 없는 `채권`이란 녀석으로 크게 양분되어 투자자 들을 끌어 들이고 있죠. 수익성의 증권이냐? 안전성의 채권이냐? 우리의 투자자들은 이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증권시장의 투자자들 중에서도 정말 선수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경기가 상승하고 주가가 오를 것이 예상될 땐 수익성의 주식에, 반면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고 주가 폭락할 것 같으면 안전성의 채권에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 건가요? 특히 우리 같은 개미들은 꼭 반대로 해서 치명타를 입게 되죠.




이럴 때 우리는 "동화에서나 나오는 박쥐 같은 증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기대하게 됩니다. 들짐승인 것 같기도 하고 날짐승인 것 같기도 해서 어느 군대에도 피해를 입지 않고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동화 속의 박쥐 말이죠. 주가가 내리거나 보합세(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상태)일 때는 채권처럼 가만히 앉아 이자나 받아 먹다가 주가가 폭등할 때는 주식으로 탈바꿈해서 대박을 터뜨려 주는 그런 박쥐 같은 녀석 말이죠. 정말 꿈 같은 이야기 일까요?




정답은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입니다. 이러한 채권이면서 유사시에 주식으로 탈바꿈하는 증권이 실제로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랑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란 겁니다.




전환사채란 보통 때는 채권으로써 역할을 하다가 정해진 기간이 되면 그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을 정해진 가격(轉換價)에 바꾸어 주는 증권이죠. 즉, 이 전환사채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일정기간 동안은 이자를 받아 먹다가 전환기간 중에 주가가 전환가격 보다 더 올라 있거나 오를 것이라 예상되면 얼른 바꿔서 시장에다 팔아 이익을 낼 수가 있죠.




그리고 신주인수권부사채 역시 채권으로 지내다 일정기간이 되면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전환사채와의 차이점은 가지고 있던 채권을 주식으로 맞바꾸는 게 아니라 그 회사가 발행하는 새로운 주식(新株)을 받을 수 있는 권리(引受權)를 떼어내어 정해진 가격을 치루고 주식을 살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6개월 후부터 신주를 만원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에 투자를 했다고 하죠. 그런데 6개월 후가 되어 보니 그 회사 주가가 3만원으로 폭등해 있다면 어쩌겠습니까? 그야 이 채권을 산 투자자는 얼른 신주인수권(Warrant)을 떼어 내어 만원주고 그 회사 주식을 살 겁니다. 그리고 바로 시장에다 3만원에 팔면 2만원을 거저 먹는 셈이죠. 반대로 6개월 후가 되어 보니 주가가 2천원선에서 빌빌 대고 있다면 어떨까요? 물론, 이때 멍청하게 권리를 떼어 내어 만원주고 신주를 구입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래서 언젠가 주가가 다시 오를 날을 기약하며 그냥 채권이자만 받아 먹는 거죠. 물론, 주가가 떨어 졌다고 손해 보는 일은 전혀 없죠. 결론적으로 그 회사 주식을 6개월 전에 만원주고 산 것보다 훨씬 안전한 거래가 되는 거죠.




그야 말로 이것들이 박쥐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습니까?




그럼 기업들은 왜 박쥐 같은 채권들을 발행할까요? 오로지 고생하는 투자자들을 위로해 주기 위해서 일까요? 당연히 그건 이유가 아니란 건 잘 아실 겁니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채권과 주식의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 발행하면 잘 팔립니다. 즉, 상품성이 크다는 거죠. 따라서 경기가 안 좋거나 해서 기업이 일반 회사채만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울 경우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발행하죠. 또 다른 이유로는 일반 회사채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애용한다는 거죠.


왜 비용이 저렴하냐 구요? 세상엔 공짜가 없습니다. 따라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도 투자자에게 채권과 주식의 양면성을 제공해 주는 대신 같은 기업이 발행하는 일반 회사채보다 이자를 좀 적게 주는 거죠. 그래서 기업은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한 큐(Que)를 노리고 약간 적은 이자라도 감수하며 그 채권을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회사채는 빚인데 반해 주식은 자기자본입니다. 따라서 호황기가 되고 그 회사 실적 또한 좋아져 주가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너도 나도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꿀 것이며 이 기회에 회사는 그 동안 쌓아 놓았던 전환사채로 인한 빚을 일순간에 자기자본으로 바꿀 수 있는 메리트가 생깁니다. 이 또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이유가 되겠죠.




그럼 여러분이 이러한 채권에 투자해서 이익을 극대화 시키려면 언제가 좋을 까요? 기회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준비는 꾸준히 해야죠. 아님 모처럼의 기회도 놓칠 수 있으니까요. 그럼 그 기회에 대해 저의 실제 경험담을 몇 개 이야기 해 볼께요.




참고로 저도 IMF이후 급변했던 장세에서 승승장구를 하다 낭떠러지에 떨어지길 몇 번… 이젠 증권계를 은퇴하고 비과세상품 등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신세지만, 한 때는 정말 재미 있었습니다.




그럼 다음에 저의 경험담을 기대해 주세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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