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채권가격이 중간에 변하는 이유는...

입력 2001-07-23 23:17 수정 2001-07-23 23:17
여러분들은 흔히들 경제신문에서 국공채, 회사채, 금융채 등 소위 `債`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단어들을 종종 접하시게 됩니다.




뭐 대단한 거 같아 보이는 이 단어들은 사실 아주 간단한 것 들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돈이 필요하다면 주위사람에게 그냥 구두로 "내일 갚아 줄 테니 나 얼마만 꿔 주라."하고 돈을 빌리겠죠. 하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빌릴 경우 그냥 말로만 한다고 돈을 빌릴 수 있을 까요? 물론, 힘들 겁니다. 그래서 종이에다 `나 홍길동은 100원을 빌린다. 그리고 1달후에 100원을 갚겠다. 또한 매주 10원씩 이자도 지불하겠다.` 라는 내용을 적어서 제시를 한다면 훨씬 돈 빌리기 수월하실 겁니다.




실제로 이러한 종이를 정부나, 기업체나, 금융기관이 만들어서 모르는 사람들로 부터 돈을 빌립니다. 이때 정부가 만든 종이가 국채이고, 기업체가 만든 종이가 회사채이며, 금융기관이 만든 종이가 금융채입니다. 그리고 이를 다 총괄해서 `채권`이라 부르죠.




즉, 채권은 이러한 단체들이 돈을 빌릴 때 만들어 주는 일종의 `차용증서`이죠.




그래서 채권에는 몇 가지 필수 사항을 기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먼저 갚을 돈의 액수 죠. 보통 정부나 기업체 등 큰 단체에서 빌리는 돈이므로 보통 50억, 100억 정도가 되죠. 이를 `액면금액 또는 원금`이라 합니다.




둘째로는 언제 갚을 지를 기재해 두죠. 이를 `만기일` 이라고 하는데 보통 회사채의 경우 3년 정도가 기본이죠.




세째로 3년이라는 기간동안 얼마의 이자를 주느냐 하는 이자율이 기재 됩니다. 이를 `표면이율 또는 쿠폰금리(Coupon rate)`라 하는데 이는 채권 뒷면에 붙어 있는 쿠폰을 하나씩 떼어 내어 은행 등에 가지고 가면 그에 해당하는 이자를 준다고 해서 유래된 말입니다. 보통 3개월에 1번씩 주는 게 일반적이죠.




그 외에도 이 채권을 발행한 정부나 기업체 등의 이름과 도장이 찍혀 있겠죠. 아무튼 이런 식으로 채권이 구성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어찌 어찌 하다 보니, 특정 단체의 차용증서인 `채권`이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엄밀히 말해 채권이란 돈을 갚을 날짜가 되면 이 채권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돈을 내어 줘야 합니다. 따라서 그 동안 이자도 좀 받고 또 가격차이도 좀 먹고 하는 거죠.




어차피 갚을 날짜가 되면 돈이 되어 돌아오는 종이 쪼가리므로 그야 말로 돈 놓고 돈 먹는 그런 상품이죠.




여기서 `칼럼니스트와 함께`에 채권에 관해 질문 해 주신 분의 질문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그 분의 질문 중 하나가 "채권은 만기 시에 원금(액면금액)과 약정이자(표면이율, 쿠폰금리)를 주기로 되었는데 왜 중간에 채권가격이 변합니까?"였습니다. 이 질문은 제가 앞서 말씀 드린 `가격차이도 좀 먹고...`라는 내용과 관계가 있는 듯 싶군요.




정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건 시중의 금리가 변하기 때문이죠.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액면금액 100억원에 만기 3년짜리 채권을 쿠폰금리 7%에 발행했다고 하죠. 이는 삼성전자가 100억원을 빌리는 데 3년 후에 갚기로 하고 이자를 1년에 7%씩 내기로 한다는 내용이겠죠. 암 튼...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 채권을 발행할 때만 해도 시장에서 3년 동안 100억을 투자하면 1년에 7%씩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현실에서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항상 채권의 쿠폰금리는 시장의 금리보다는 약간 낮습니다. 하지만 설명의 편의상 같다고 하죠.)




그래서 `나부자`란 사람이 삼성전자에게 100억 주고 이 채권에 투자를 했다고 하죠. 3년 동안 7% 이자를 먹을 셈으로...




그런데 요즘 처럼 금리가 막 떨어져, 3년 간 투자하면 기껏해야 5%밖에 수익을 내지 못한다고 해보죠. 그럼 사람들은 `나부자`로 부터 삼성전자가 발행한 쿠폰금리 7%짜리 채권을 막 사려 하겠죠. 물론, 삼성전자 입장에서야 7% 이자 주기가 싫겠지만, 종이에다 버젓이 7% 주겠다고 적어서 발행한 채권인데, 시중의 금리가 내렸다고 안 줄 수는 없을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자꾸 삼성전자 채권을 사려고 할 것이고 `나부자`는 이 채권의 가격을 올릴 겁니다. 사람들은 웃돈을 더 주고 이 채권을 사더라도 5% 이자 받는 거 보다 이득이라고 생각할 때까지 가격은 올라 갑니다.




반면, 시중의 금리가 치솟아 100억을 3년간 안전 빵인 은행에 맡겨 놓아도 10%이상의 수익이 난다면 누가 삼성전자 채권을 사겠습니까? 그럼 아무도 `나부자`가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채권을 거들떠 보지도 않겠죠. `나부자`도 삼성전자의 멱살을 잡고 "남 들은 10% 먹는데 난 왜 7%냐!" 해 봤자 소용없죠.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종이에다 7%라고 버젓이 써져 있는데 삼성전자가 괜 시리 10%나 이자를 주겠습니까!




그럼 `나부자`는 누군가에게 이 채권을 빨리 팔아 버리고 10%이자 주는 은행에 예금하겠죠. 그래서 가격을 내려 부르는 겁니다. 빨리 팔아 버리려고… 따라서 가격은 `나부자`가 싸게 팔아도 그 돈으로 10%에 예금해서 손해 보지 않을 정도까지 내려가게 되는 거죠.




이렇듯 시중의 금리가 (쿠폰금리 보다) 떨어지면 채권의 가격은 올라가고, 시중의 금리가 (쿠폰금리 보다)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은 떨어지는 거죠. 아시겠죠?




자! 금융을 알아야 돈이 보인답니다.


IMF당시 전국이 20, 30%로 치솟는 고금리로 정신을 못 차릴 때 예전에 제가 다니던 종금사의 과장님 한 분은 열심히 채권을 사 모았습니다.




그 과장님은 `시중의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을 몸소 체험하셨던 겁니다.




모든 금융상품이란 게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과장님 어떻게 되셨냐구요? 떼돈 벌었죠.




IMF 이후 금리는 쭉쭉 내려 갔고, 싸게 산 채권의 가격은 팍팍 올라 갔으니까요…




여러분은 그 때 무얼 하셨나요?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가상통화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 현대판 튤립 투기이며 화폐로 인정받지 못할 것 782명 59%
  • 결제·지급 수단으로 인정받아 은행 대체할 것 534명 41%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