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과 금융이 만난다. 그 이름은 BA! (1)

입력 2001-06-10 11:45 수정 2001-06-10 11:45
저 번 글에서 RP를 소개하다 BA라는 게 나왔고, 다음 번에 설명해 드리겠다고 했죠.




오늘은 약속을 지켜드리는 의미에서 BA에 대해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사실 일반 서민들하고는 큰 연관은 없지만, 암 튼 무역과 관련된 금융의 한 부분이니 한번 재미있게 읽어봐 주세요.




BA란 무얼까요?




우선 영어 『Banker`s Acceptance』의 약자로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은행이 받아들인 것"이란 말쯤 되겠죠.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인수어음』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런데 은행이 뭘 받아들였다는 말인가요? 이 BA를 설명하려면 L/C에 대해서 약간의 언급이 있어야 되겠네요. L/C란 많이 들어 보셨죠.




우리말로 흔히들 『신용장』이라고 하는 게 바로 『L/C(Letter of Credit)』입니다.




그럼 예를 들어 함 설명해 볼까요.




한국에 자동차를 생산하는 "대한차"는 이번에 미국의 자동차판매상인 "오토카"라는 회사로부터 20만 달러 어치의 자동차를 수입하겠다는 주문을 받게 되면서 이 이야기를 시작해야 겠네요.




대한차는 일단 오토카에게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하지만, 판매대금을 주기도 전에 자동차를 선적해서 보내면 나중에 오토카 녀석들이 입을 싹 닦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판매대금부터 먼저 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오토카 입장은 다르죠. 판매대금을 먼저 줬는데 나중에 대한차에서 자동차를 보내지 않으면 돈만 날리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겠죠. 하지만 이럴 때 신용도가 높은 은행이 그들 사이에 끼어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왜냐구요? 세계 무역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명감 때문이죠. 물론, 수수료를 먹기 위한 현실적 문제도 있지만요…




한국의 대한차는 한국의 대한은행이 주거래 은행이고, 미국의 오토카는 미국의 미국은행과 오랫동안 거래를 했다고 가정해 보죠.




이런 경우 미국의 오토카는 자신의 거래은행 인 미국은행에 인수금융(acceptance financing)을 의뢰한 후, 한국의 대한차에게는 자동차 수입대금 20만 달러를 자동차를 선적한 후 60일째 되는 날에 지급하겠다는 조건으로 자동차 수입 네고를 했습니다.


따라서 무역거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슴다.




* 수출업자 : 대한차(한국) * 수출업자와 친한 은행 : 대한은행(한국)


* 수입업자 : 오토카(미국) * 수입업자와 친한 은행 : 미국은행(미국)


* 무역거래 : 대한차 자동차 20억 달러어치를 오토카에서 수입한다고 함.


* 거래조건 : 자동차를 배에 싣고 60일이 지나면 오토카가 20억 달러를 지급함.




거래조건에 수출업자와 수입업자가 모두 만족하면, 이제 작업에 들어가게 되죠.


우선, 오토카는 판매대금을 제대로 보내줄지 의심하고 있는 대한차를 위해 미국은행에게 한국의 대한차가 수익자로 해서 돈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증서를 끊어 주도록 요청을 합니다. 오토카의 신용도를 알고 있는 미국은행은 이러한 요청에 따라 증서를 끊어 주게 되는데 이를 신용장(L/C)이라 합니다.




이때 신용장은


1) "미국은행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60일 후에 자동차 수출대금 20억 달러를 오토카가 대한차에게 지불할 것임을 보증한다"




2) "미국은행은 60일 후에 20만 달러 짜리 청구서가 자동차를 제대로 실었다 걸 증명할 수 있는 선적서류와 함께 제시될 경우 이를 인수한다는 사실을 대한카에게 알려주겠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거죠.




미국은행은 수익자를 대한차로 해서 만든 이 신용장을 한국에 있는 대한은행에게 보냅니다.




대한은행은 미국은행이 보낸 신용장의 도착사실을 자신의 고객인 대한차에게 알려줍니다.




이로써 대한차는 은행들의 신용도를 믿고 오토카가 수입하기로 했던 자동차를 배에 싣게 되죠. 자동차를 배에 실은 대한차는 이를 증명하는 선적서류(shipping documents)와 함께 자신이 발행한 액면 20억 달러 짜리 기한부어음(time draft)을 대한은행에 제시를 합니다. 왜냐구요? 할일 다했으니 돈 달라는 거죠.




한편,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증서인 이미 신용장도 가지고 있고, 또한 대한차가 이미 자동차를 배에 실었다는 선적서류까지 확보한 대한은행은 제시된 대한차의 20억 짜리 기한부어음을 할인하여 어음대금으로 대한차에게 지급하게 됩니다.




즉, 대한차는 대한은행을 통해 60일 후에 받게 될 자동차 대금을 미리 받게 되는 효과가 있죠. 물론, 60일 동안 그 돈을 운용하여 벌 수 있는 이자금액 만큼은 빼고 받아 가지만요…(이렇게 일부 이자금액 만큼 빼는 걸 보통 금융에서는 "할인"이라고 하죠-속된 말로는 "와리깡"이라 하고요)




이로써 대한차는 이 "무역거래+금융거래"에서 실질적으로 빠지게 됩니다. 대한차는 자동차가 실린 배가 무사히 미국으로 가기만 바라면 되는 거죠. 돈은 이미 챙겨뒀으니까요.




그런데 60일 후에 받게 될 자동차대금 20억 달러를 보고 대한차에게 돈을 줬던 대한은행은 여기서 거래를 끝내지 않죠.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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