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그냥 두셨습니까?”

<법이란 것이 있는 자의 편에 있는 것 아닌가?>

“승규 선배 도움을 받았더라면…”

<부질없음일세. 그래서 말인데 승규 건은 도와주는 선에서 끝내는 게 좋을 겉 같아.  나는 영 내키질 않는군>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사부님, 식물인간처럼 누워지낸 딸의 호전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그리고 딸의 사주에는 축(丑)이 3개나 있습니다. 고서(古書)에 축이 많으면 축요사격이라 하여 천하대격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의 그릇에 맞춰 살고 있지.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진리라도 믿지 않거든. 그래서 못 믿을 현상이 일어나면 기적이라고들 한다네. 보편타당한 상식일지라도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으면 의심하고 심하면 싸움으로 까지 발전하는 법일세. 모든 병은 아픔 때문에 병원을 찾게 돼 있는데 그 아픔을 스스로 깰 수 있다면, 또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과 좋은 방법, 노력 등이 조화를 이루면 쉽게 고칠 수 있다네.

딸의 경우, 태양계의 기운은 갑목(甲木)과 병화(丙火)의 조화가 근본 아닌가? 숫자는 1과 3이고 맛은 시고 쓴맛, 색은 초록과 핑크, 방향은 동남(東南)을 잘 활용하면서 세포를 어떻게 활성화 할 것인가, 근육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를 매일매일의 태양계 기운에 맞춰 가면서 연구했지.

호휴라 먹거리를 시시때때로 바꾸는 것이 첫째였고 녹두, 수수, 팥, 콩의 배합을 근본으로 한 죽과 생식, 연어, 닭가슴살, 오리 등을 어떻게 야채와 조화롭게 먹는 것이 최적의 방법인지를 발견하려 애 썼다네.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하늘의 지시대로 움직인 것 뿐이라고 할 수 있을걸세.

그리고 피부 자극을 잘 한 것이 효험이 컸다고 할 수 있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딸의 신념이었네. 어찌 보면 간단해서 쉽다고 할 수 있었어. 이런 식으로 하면 좋아지겠구나, 일어서서 걸을 수 있겠구나 하고 믿고 따라오는 것이었네>

 

“사부님의 방법이야 언제나 엉뚱하고 간단하고 쉬워서 호전되기 전까지는 믿기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딸 아이의 가족들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걸세. 그러다 보니 돈이 아까웠을 것이고 그래서 트집잡고 내쫓았던 것이겠지. 그렇지만 땅의 명으로 보면 병술(丙戌) 대운이 올 때 까지는 내게 맡겨두었어야 했어.

축요사격 문제는 관찰을 많이 해봤지만 천하대격 운운한 것은 터무니 없었다고 봐. 명은 좋지 않을 때 대운의 흐름이 좋아 발전 할 때 해석이 잘 안되니까 그런 방법을 쓴 게 아닌가 싶어. 오히려 축자가 많으면 아픔이 많은 것 같더군.
부잣집에 태어나서 세번 네번 수술하는 경우, 팔 다리에 문제가 생겨 반쯤은 못산게 되는 경우, 부모가 이혼하거나 사업에서 실패하는 경우, 처음에 잘 나가다가 끝이 안 좋은 경우 등 축자가 많을 때 좋지 않은 현상이 훨씬 많은 것 같았네>

“그런 뒤로 딸이 어떻게 됐습니까?”

<봄에 그런 일이 있었고 그 해 겨울에 딸은 저 세상으로 갔고 딸을 묻고 난 뒤 아버지가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 했다가 가족에게 발견돼 병원에 실려 갔다고 들었어>

“하여튼 일신에 축자가 있는 경우는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영남이 일어서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이구 선생님, 저 3년전에 선생님 뵌 적이 있는 나영이 엄마입니다. 나영이가 대학을 어디로 갔으면 좋을지요?”

<30분쯤 있다가 다시 전화 주십시오>

수집돼 있는 자료집에서 나영의 가족 명을 쉽게 찾아냈다. 나영의 가족은 부모와 두 살 아래의 남동생, 4명이었다.

그들의 명은 父는 임인(壬寅)년, 기유(己酉)월, 무진(戊辰)일, 신유(辛酉)시. 대운 4.

母는 경술(庚戌)년, 기묘(己卯)월, 신축(辛丑)일, 기축(己丑)시. 대운5.

나영은 정축(丁丑)년, 무신(戊申)월, 병술(丙戌)일, 정유(丁酉)시. 대운9.

동생은 기묘(己卯)년, 계유(癸酉)월, 임신(壬申)일, 임인(壬寅)시. 대운3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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