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義) 좋은 형제' 의 마음

입력 2014-03-11 01:34 수정 2014-03-13 22:29
  우리나라

전래동화 중에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의(義) 좋은 형제' 입니다. 추수를 마친 두 형제가 수확이 적을까 봐 서로를 걱정하다가 한 밤중에 몰래 자신의 볏단을 가져다 줍니다. 그러다 달빛 아래서 마주쳐 서로의 우애를 확인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잊고 살면서도 늘 그리워하는 마음입니다. 오죽했으면 "형님

먼저 드시오 ㅇㅇ라면, 아우먼저 들게나 ㅇㅇ라면"하는 CF로 유명해진 라면의 브랜드로 사용되었겠습니까?   얼마 전

한 대기업에서 사회공헌 자문위원을 하시는 분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몇

년의 공백을 가졌다가 그 회사 자문회의에 다시 참석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회의에서 논의 되는 이야기들이 7년 전에 나누던 바로 그 주제들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직원들은 그때와 똑 같은

질문을 하고 자문위원들 역시 똑 같은 답변을 하는 겁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회공헌 담당자들이 임원부터 실무자까지 어느새 모두 바뀐 것 입니다. 예전의 고민과 경험들이 전혀

그 기업에 자산으로 남아 있지 않은 겁니다. 참 놀랍습니다."
  한 기업의 사회공헌 수준이 담당자들의 근무기간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바뀌면 그 동안의 경험과 지식이 이어지지 않고 다시 처음 수준으로 리셋 되는 것입니다. 업무에 대한 행정적 인수인계는 이루어지는데 사회공헌에 대한 철학과 이해 그리고 네트웍 등은 제대로 전수되지

못하나 봅니다. 참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회사 외부에서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회공헌 관련 교육 과정이 산발적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

개괄적인 이론과 사례를 소개하는 수준에서 그칠 때가 많습니다. 또한 기업 사회공헌을 도와줄 중간기관도

기업 입장에서 보면 아쉽기만 합니다. 이러다 보니 사회공헌조직에 새로 근무하게 된 사람은 몇 가지 참고

서적을 읽고 신문을 보는 것이 학습의 전부가 되기도 합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소위 사회공헌

1세대라는 거창한 태그를 달고 있는 필자로서는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무겁습니다. 그 동안 일하면서 머리와 가슴에 쌓인 여러 가지 지식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나누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쪽 분야에서 오랫동안 계셨던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 생각일 것입니다.
 사회공헌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차곡차곡 정리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가장 이기적인 집단인 기업에서 가장 이타적인 일을 하는 사회공헌 담당자가 나눔을 실천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자신이 담당하는 일에 대해 그러지 못한다면 말이 되겠습니까? SNS를

활용하던, 오프라인 모임을 통하던, 책을 발간하던지 간에

자신이 고민했던 사안들을 후배들과 나누는 나눔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하겠습니다. 



































































사회공헌

담당자 여러분, 아무도 없는 깜깜한 밤중에 조용히 낟가리로 나갑시다.

그리고 젤 튼실한 볏단들을 잔뜩 들쳐 메고는 후배들에게 가져다 줍시다. 의 좋은 형제의

마음을 가져 보자는 것입니다.



ⓒ김도영 20140311 (dykim99@nate.com)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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