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발전소를 아시나요?

입력 2013-02-16 12:40 수정 2013-02-18 13:40


 필리핀의 빈민촌 집안은 대낮에도 깜깜합니다. 빈민 가구들은 대개 다닥다닥 붙어있어 채광이 전혀 안되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가구가 1000만이나 된다고 합니다. 전기세가 아시아에서 가장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빈민촌은 밤이고 낮이고 새카만 어둠 속에서 지냅니다. 아이들도 어두워서 공부를 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이들의 앞날까지 캄캄합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페트병 전구(Solar Bottle)> 입니다. 단순합니다. 음료수용 1리터 페트병에 물을 채우고 표백제 몇 숟가락을 넣은 것입니다. 이 병을 양철지붕을 뚫고 반 정도 천정으로 나오게 설치하면 됩니다. 그러면 햇빛이 있는 동안 빛의 산란효과로 55와트 전구의 밝기를 내면서 어두운 실내를 밝히게 됩니다. 가격도 설치비 포함 3달러면 됩니다. 이 페트병 전구 하나로 연간 전기세 100달러가 절감됩니다. 빈민들에겐 한 달반의 수입과 같은 돈입니다.



 필리핀에서 ‘1리터의 빛(Liter of Light)“ 캠페인(→ 사이트 )으로 6개월만에 25,000가구에 빛을 선사했다고 합니다. 약 7만 명이 혜택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20여명의 일자리도 창출되었구요. 또한 버려진 페트병의 재활용 그리고 전기가 아닌 태양광 사용 때문에 환경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멋진 기술은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판자촌에도 널리 보급되고 있습니다. (→ 관련 동영상)



 이 아이디어는 미국 MIT 대학 학생들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브라질의 ‘알프레도 모세르’라는 기술자가 페트병으로 응용하는 방법을 내놓았습니다. 이것이 나라마다 현지 특성에 맞게 개선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적정기술> 제품입니다. 처음엔 단순한 아이디어였겠지만 적합한 용도로 사용되자 세계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게 되었습니다.



 곤경에 빠져있는 이웃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파급력이 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적정기술>입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기술들을 현지 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초라한 기술, 작은 생각일지라도 그것이 실천될 때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버려진 페트병이 어두운 삶에 빛을 비추는 또 하나의 태양으로 새롭게 변화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당신의 사소한 생각이 세상을 밝힐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페트병이 발전소가 되듯이 우리들의 선한 생각 발전소가 힘차게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김도영 20130216 (dykim99@nate.com)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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