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마케팅) 코트라를 잘 이용하자

입력 2013-03-20 08:29 수정 2013-03-20 08:36


코트라를 잘 이용하자!

 

1986년 말,일본 도쿄역. 나는 초조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삼십 분쯤 지났을까? 한국인 한 분이 황당한 표정으로 허겁지겁 나타났다. "아니, 아무런 사전연락 없이 이렇게 불쑥 오셔서 업체를 찾아내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가 뭐 수퍼맨도 아니고."

 

KOTRA 동경지사 직원은 잔뜩 볼멘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워낙 아는 게 없다보니.." 나는 허리를 깊숙이 굽혀 사과했다. 한 시간 전,나는 동경역에 내려 KOTRA 동경무역관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간단히 나를 소개한 후 "일본의 피팅(Fitting)관련업체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난데없는 전화를 받은 담당직원은 "피팅이 뭐냐?"는 물음부터 했다. 짧은 설명을 들은 그는 길 잃은 아이 데려가는 심정으로 부랴부랴 달려왔던 것이다. KOTRA 동경지사 전화번호 하나만 달랑 들고나선 일본행.나는 비장한 결심을 하고 있었다.

 

무턱대고 찾아온 나를 KOTRA 동경지사 직원은 아주 성심껏 도와주었다. 그는 여러 가지를 조사한 후 일본상공회의소로 나를 데려갔다. 그 곳에서 장시간 상담을 한 후 "도키야정기(精機)"라는 곳을 찾아갔다. 이어 기술이전과 수출협약이 이루어졌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만들어진 제품의 수출도 시작했다. 첫 수출액은 1만 달러 정도.1987년 한해에 5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택우 삼원테크 사장, 대한민국을 세일즈하라 중에서)

 

위의 이야기처럼 코트라를 막무가내로 이용해서 수출에 성공한 사례는 무지하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하는 업체중에서 실제로 코트라를 이용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것같다. 그건 우선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이나 거리감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코트라에 대하여는 그런 편견은 잘못된 것이다. 우선 이 기관은 전혀 인허가권, 자금지원, 정부사업 참가기업 선정권등 무슨 권한을 행사할 만한 힘이 전혀 없다. 심지어는 자기네가 쓰는 예산마저도 한전, 가스공사, 공항공사처럼 자기네가 벌어서 쓰고 남는 것을 국고에 넣는 게 아니라, 완전히 정부에서 받아서 쓸 정도로 벌이가 시원치 않다. 그리고 하는 일은 ‘수출진흥’이다. 수출이라는 단어를 빼면 도무지 활용도가 낮은 기관이다. 그러니 한국의 어느 업체가 ‘나 수출하겠소!’하면 일단 환영한다. 그리고 그 업체들이 ‘코트라 덕분에 우리도 수출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사람들에게 말해주면 그야말로 감지덕지하는 경제계의 ‘을중의 을’인 공기업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수출지원 정책의 실행과정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일단 자체적인 벌이가 거의 전무하다. 그러다보니 인건비야 정부예산으로 받지만, 사업실행 자금중 상당부분은 돈이 있는 기관에서 나와야 한다. 그게 정부부처나 경기도, 서울시같은 지방자치단체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자기 지역의 경제활성화, 기업유치를 위하여 수출진흥 시책을 펼치는 데 주로 하는 사업은 무역사절단, 해외 전시회 참가, 해외 바이어 유치, 지사화사업등이 대표적이다. 코트라는 해외 81개국에 119개의 무역관을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은 현지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직원들이다. 이들을 활용해서 수출을 늘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왠만한 나라들은 다 코트라같은 기관이 있다. 그리고 수출진흥을 위한 실행을 전문화하였다. 따라서 코트라는 머리라기 보다는 발이고, 주인이라기보다는 머슴같은 기관이다. 그러니 전혀 거리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오히려 마음편하게 머슴부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면 ‘내가 외국에 뭔가를 수출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때는 일단 코트라를 가보는 것이 좋다. 그럼 일단 환영이다. 누군가가 와주는 것만도 고마운 회사니까. 그것도 수출한다면 말이다. 문제는 예전에는 지역마다 국내 지사가 있어서 방문하기가 쉬웠었는 데, 이제는 서울에 본사만 있어서 굳이 방문하자면 서울, 그것도 구석진 염곡동까지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게 귀찮으면 그냥 홈 페이지 (kotra.or.kr)로 둘러보아도 된다. 일단 방문했다면 1층에 회원상담소가 있다. 회원이 아니어도 되고, 나중에 가입해도 되고. 앞서 예를 든 삼원테크의 이사장처럼 막무가내여도 된다. 예를 들면 양말을 독일에 수출하고 싶다면 양말담당자를 찾던지, 독일담당자를 만나자고 해서, 물어보아도 된다. 그 사람의 시간을 뺏는만큼 퇴근이 늦어지겠지만, 그것까지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자판기 커피한잔 앞에 놓고 묻고 싶은 것을 마음껏 물어보면 된다. 어차피 그게 그들의 일이니까. 그들이 아주 전문적인 내용까지는 알지 못할지라도 왠만한 품목에 대하여는 자기가 있던 곳의 시장상황에 대하여 한시간정도는 같이 수다떨어줄 정도는 된다.

 

그런데 수입을 하고자 할 때는 별로 권할 만한 방법이 아니다. 그들의 태생자체가 수출을 위하여 태어났으니까.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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