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마케팅) 협상시 바이어가 가질 수있는 이득을 충분히 이해시키자

입력 2012-12-10 08:51 수정 2012-12-10 08:51


협상의 이득을 충분히 알리자

  


  1999년에 인터넷을 통하여 핀란드와 독일의 바이어를 만난 후부터는 발가락양말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그런데 가져가는 것은 각자의 이름을 달고 나갔다. 미국과 카나다에는 Toepia, 독일에는 Kim's 그리고 핀란드에는 Feelmax라는 브랜드를 사용했다. 그러다보니 바이어들은 자기의 지역에 대한 마케팅만을 하게 되고, 매출 신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핀란드는 인구 500만에 불과해서 애초부터 시장이 크지 않았다. 독일은 비교적 시장이 넓기는 하지만 Kim이라는 한국적인 이름으로, 게다가 소규모회사이다보니 신뢰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더 큰 회사로 키우고 싶고 내 이름으로 장사를 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나로서는 나로서는 적극적인 마케팅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이어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현재처럼 각자가 각자의 이름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소규모 회사들로서는 한계가 있으니 이름을 합쳐서 마치 하나의 회사인 것처럼 움직이자. 어차피 한국에서 나로부터 양말을 가져가니 동일한 물건이니 소비자들에게 품질의 차이도 없으면서, 다른 회사인 것처럼 움직이는 것은 시너지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독일과 핀란드에서는 망설였다. 우선 누구든 자기 이름으로 장사를 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참동안을 이메일로 설득을 하다가 우선 핀란드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이미 핀란드의 바이어와 독일의 바이어는 서로 만난 적도 있고,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만나서 설명하는 것이 더 쉬울 것같았다. 그리고 회의자료를 먼저 준비했다. 그 중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이 바로 장기적인 마케팅 계획을 만들면서 브랜드를 통일하였을 때, 서로가 갖는 잇점을 강조하였다.

 

그 때 준비한 것이 바로 위의 12가지이다. 꼭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쓰다가 보니 주로 마케팅적 잇점이 많았다. 1) 제품생산력을 높인다, 2) 마케팅비용을 절감한다, 3)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 4) 시장점유율을 빨리 높일 수있다, 5) 시장 선도력을 높인다, 6) 가격경쟁력을 높인다 (개별 브랜드로 포장하고 서로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비하여), 7)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가 된다, 8) 마케팅 정보를 공유할 수있다, 9)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있다, 10) 평생 사업의 기반을 공고히 한다, 11) 세계적인 발가락양말 A/S시스템을 구축한다, 12)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인다.

 

특히 이 중에서 10번 평생 사업의 기반을 공고히 할 수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전 세계에는 200년이상 된 기업들이 많다. 그런데 그 기업들은 모두다 가족기업이고, 자기 이름으로 장사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처럼 각자의 이름으로 물건을 팔다보면 그저그런 회사가 될 수밖에 없으며, 언젠가 들어올 중국제품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가격경쟁으로 몰릴 수밖에 없고, 우리의 생존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당시 독일 바이어, 핀란드 바이어는 물론이고 한국의 공장도 온 가족이 달겨들어서 발가락양말을 시작했기 때문에 이런 설득작전은 어느 정도 먹혀들어갔고, 실제로 ‘가족기업’은 우리의 오랜 모토가 되었다. 사실 우리 셋은 거의 공통점이 별로 없었다. 살아온 과정, 나이, 비즈니스를 배운 과정은 전혀 달랐고 시장의 상황도 매우 달랐다. 사람들은 차이점 때문에 합의가 이루어질 수없다고 하지만 차이가 없다면 합의를 할 필요도 없다. 그 차이점은 바로 우리가 서로 가지고 있는 장점을 합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있고, 힘이 더 보태진다. 실제로 그 합의로 우리는 유럽에서 많은 이득을 보기도 하였다. 각자의 입장은 매우 달랐지만, 서로가 추구하는 이익은 하나로 통일되었다. 그것은 ‘마르고 닳도록 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국가를 뛰어넘는 가족기업 연합체’를 이루고자 하는 꿈을 만들어 냈다.

 

단기적인 판매의 이익은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의 마케팅은 가격은 그저 수많은 요소중의 하나일 뿐이다. 협상의 상대인 바이어와 책상 앞에 앉았을 때, 내가 줄 수 있는 이득과 상대로부터 내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상대에게 이해시킨다면 중간의 과정이 어렵더라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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