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마케팅) 인터넷은 친구이자 적

입력 2012-11-28 09:28 수정 2012-11-28 09:28


인터넷은 친구이자 적이다

 




중국으로부터 10년째 꾸준히 받는 이메일이 있다. 발가락양말 수출하는 업체인데 직접 제조를 하는 지, 아닌 지는 확실치 않지만 나를 위하여 발가락양말을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이다. 물론 그는 내가 한국에서 필맥스(Feelmax) 양말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의 파트너들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에게 10년째 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자주 그런 이메일을 받는다. 직접 만드는 사람에게 나의 경쟁자가 제안을 할 정도이면 나의 파트너들은 얼마나 많은 중국의 수출상들이 ‘한국에 있는 필맥스대신에 자기가 만들게 해달라’고 제안을 하고 있을까?

 

인터넷이 생기기 전에는 기껏해야 팩스를 보내면서 그런 제안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팩스는 비용이 무척 비쌌다. 한번 미국이나 유럽에 A4용지로 한 장을 보낼려면 몇 천원씩 들어갔다. 그렇게 비쌌을 때도 저렇게 무작위로 수천명에게 십년동안 같은 내용의 팩스를 보낼 수있었을까? 팩스의 전성기는 불과 수년이었다. 그전에는 텔렉스라는 것으로 보냈는 데, 그건 문자의 숫자까지 감안해서 내용을 작성해야 했고 보내는 것도 텔렉스실이라는 게 따로 있어서 전담하는 사람만 보낼 수있었다. 그러니까 통신비가 비싸기도 했거니와 텍렐스선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보낼 수도 없었다.

 

그럼 중국의 수출상들은 어떻게 나의 이메일주소는 물론 전화 팩스번호까지 알고 있었을까? 심지어는 내 파트너들이 모두가 필맥스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렇게 만들 수있다고 하면서 내 제품의 모델의 색상을 그대로 적용시켜 만든 양말과 짝퉁 포장지까지 만들어서 샘플로 보내기까지 했다. 내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 그들은 금방 같은 모양을 만들어 보이곤 한다. 내가 뭔가를 한다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 나도 그들이 어디에 있으면, 어떻게 만들고 있는 지를 대략은 알고 있다.

 

그 대신에 나도 필맥스라는 범위를 벗어나고자 하면 누구에게 나의 양말을 제안해야 하는 지를 알고 있다. 어쩌면 나에게 10년째 이메일을 보내는 그 경쟁자의 거래선일 수도 있다. 그들이 나에게 하는 것처럼 나도 그들에게 할 수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10년동안 한번도 본 적도 없고, 목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지만, 서로가 웬만큼 알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협조를 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내가 손을 뻗기만 하면 언제든지 친구로 변할 수도 있다. 만일 내가 한국에서 양말만들기를 포기하고 값싼 중국산 양말을 팔기로 한다면 나는 무엇보다도 그를 접촉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요즘은 중국산 양말이나 한국산 양말이나 가격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 그럴 일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미국에서 나의 양말을 파는 사람끼리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에 필맥스양말을 파는 경로는 두 개다. 한 사람은 L.A쪽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면서 샌프란시스코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다른 한 사람은 사우스조지아주에 있으면서 필맥스 제품을 팔고 있다. 이처럼 거리상으로는 서울에서 부산보다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이베이나 아마존에서는 서로 경쟁을 하고 있다. 같은 브랜드에 같은 제품이라서 차별성이라는 게 전혀 없다. 그게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그게 끝이 아니다. 이베이가 한국의 옥션과 G마켓을 인수하면서, 미국이나 유럽에 올려져 있는 이베이의 제품들도 한국어로 자동 번영되어 한국의 ‘네이버’나 ‘다음’에서도 검색이 되어 팔리고 있다. 물론 외국 이베이에서 올려져 있는 경우는 운송비 때문에 별 문제가 안되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이 운송비마저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입장에서 보면 이게 참 큰문제다. 특히 브랜드가 좀 크고 알려져있다 싶으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문제가 ‘병행수입’이다. 외국과 한국에서의 가격이 바로 비교가 되고 그 차이를 노리는 사람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럼 같은 브랜드끼리 경쟁하는 일이 생긴다. 이처럼 인터넷은 나에게 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무척 불편하게 한다. 일단 전략을 만드는 데 유통망이 이리저리 얽히고 섥히다보니, 이전처럼 한눈에 모든 상황이 다 보이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보이지만, 정말 파악하려고 들여다보면 쉽사리 한마디로 정리가 되지 않는다. 외국에서 나의 제품을 인터넷으로 한국에 파는 사람은 적일까, 친구일까? 인터넷은 무역을 하고자 하는 사람, 특히 공장을 가지고 있거나 나름대로 브랜드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양날의 칼과 같다. 잘 이용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친구로 만들어주지만, 자칫하면 세상의 모든 경쟁자들이 나의 정보와 사업운용 방식을 알아채고 따라하거나 더 잘 할 방도를 만들어 낸다. 그게 무서워서 인터넷에 나의 정보를 올리지 않을 수는 없다. 그건 ‘검색되지 않는 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검색업계의 속담처럼, 나의 홈페이지가 없으면, 바이어들은 내가 있는 지도 조차도 모른다. 설령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상당한 의심을 갖게 하고, 사업의 내용을 홈 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하는 요즘 시대에 업무 진행에 무척이나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무역을 하고자 하는 마케터는 우선적으로 홈 페이지에 어디까지 나의 정보를 공개하고, 어떻게 수출입을 하는 지를 잘 구상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잘’이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회사마다, 상품마다, 상황마다 그때 그때 달라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사진 : http://ziondragon.tistory.com/304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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