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은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

입력 2012-11-21 09:47 수정 2012-11-21 09:49






3-4년 전의 일이었다. 중국에서 이메일이 왔다. Feelmax 발가락양말과 맨발신발을 중국에 팔고 싶다는 인콰이어리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 회사에서 중국에 대한 독점적 판매권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필맥스라는 이름 자체를 중국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해주면 자신들도 현지의 홈 쇼핑이나 백화점에 들어갈 수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래서 나는 그럼 그들의 판매능력이 가능 수량을 알려달라고 했다. 얼마되지 않아 상당히 장밋빛 전망이 들어왔지만, 판매가능 수량은 무척 높았다. 문제는 최소 판매 가능수량이 없었다. 그건 실제 판매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으로부터 의무적으로 가져가야 할 수량이었는 데 거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물어보았더니 자신들이 필맥스 양말과 신발을 시작하면 홍보자료, 동영상과 거래선 발굴들을 위하여 수십만불을 투자해야 하는 데 의무 수량까지 부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몇 차례의 이메일이 오고간 후에 결국 상담은 무산되었다.

 

이전에도 뉴질랜드, 호주, 일본지역에 독점적 판매권을 준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제외한 다른 지역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였다. 그냥 독점적 지위만을 가지고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로서는 참 속타는 일이다. 뉴질랜드와 호주의 다른 사람들이 사겠다고 해도 이미 독점을 주어버린 사람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데, 그러고 나서 보면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는 한동안 꾸준히 가져가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런 경험과 더불어 중국에 독점을 주지 않은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 데, 그 중에 하나가 누군가에 독점을 주기에 중국은 너무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수출이든, 수입이든 바이어는 항상 그 물건이나 상표에 대한 독점적 지위권을 부여받고 싶어한다. 한 시장에서 그 물건을 혼자만 팔 수있다는 것은 상당한 마진율을 볼 수있을뿐더러 경쟁으로부터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대로 마케팅을 펼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일한 제품에 대한 경쟁자가 있을 경우에 자신이 시행했던 마케팅의 성과를 경쟁자와 나눠가져야 하는 억울함도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내가 어느 잡지에 광고를 했는 데, 소비자는 엉뚱하게도 다른 곳에 가서 사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이어는 항상 독점적 지위를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고 하는 일도 자주 생긴다. 실제로 이란의 바이어에게 독점을 주었던 어느 전자업체는 그 바이어가 동일한 제품의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취급하면서 정작 독점을 준 자기네 제품에 대하여 소홀히 하여 고생을 한 적도 있다. 그러니까 그 바이어는 여러개의 브랜드에 대한 독점적 판매권을 확보하고는,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커다란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면서 이란시장에 대한 제품의 독점력을 유지하였다.

 

중소기업이 외국 업체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요청을 거부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선 자사 제품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일단 관심만 보여주어도 고맙고, 거기에다가 자신들이 제조업체를 대신해서 적극 마케팅하겠다니 성의가 갸륵할 뿐이다. ‘삼성, 현대, LG'처럼 누구나 알아주는 브랜드도 아닌 데, 게다가 브랜드는 고사하고 이미 시장에서 비슷한 제품이나 더 알려진 경쟁자도 있는 상황에서 이런 바이어가 나타나면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서는 덥썩 주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 보면 바이어로서는 아무런 부담없이 독점적 지위만 부여받아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서로 그런 부담없이 꾸준히 거래하면서 상대방을 충분히 알게 되었을 때 독점계약을 맺는 게 좋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현지의 유통망이 얼마나 복잡한 지, 내 제품을 팔 수 있는 중간상인들이나 방법들이 얼마나 많은 지, 그리고 현지에 수입된 후에 얼마나 많은 경로를 거친 후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는 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판매자로서는 적정한 수의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무작정 많아서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현지에서 하나의 제품을 놓고 나의 바이어들끼리 경쟁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전혀 다를 게 없는 제품을 가지고 여러 사람이 팔다보면, 그들은 가격경쟁을 해야만 하고 그러다 보면 모두가 흥미를 잃어 아무도 그 제품을 적극적으로 팔지 않는 사태도 발생할 수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적당히‘가 중요하다. 만일 상대가 굳이 독점적 지위를 요구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지우는 것이 맞다. 그동안 아무리 잘했더라도 미래를 알 수는 없다. 해외 바이어에게 독점을 준다는 것은 나의 미래를 어느 정도는 그 바이어에게 위임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내가 호주와 뉴질랜드에 독점 계약을 주었던 이유는 그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 실패의 부담이 작았기 때문이다.  일본바이어는 발가락양말을 시작할 때부터 서로 배워가면서 한 사람이었고, 일본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내가 독촉을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미국과 중국시장에 독점을 주지는 않았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수출업체의 상식이어야 한다. 그 시장은 누구에게 독점을 주기에는 너무 넓고 큰 시장이다.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사진 : http://www.okta.net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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