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에 참가하자

입력 2012-11-09 09:58 수정 2012-11-09 09:58





처음에 인터넷이 태어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홍보수단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었다.



나도 그 당시에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하여 홈 페이지를 만들었다. 지금처럼 멋있는 것도 아니고, 외주 업체에 발주하자니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내가 직접 소싱코드를 쳐가면서 만들었다. 그러면서 내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남의 회사제품도 같이 인터넷을 통하여 판매하는 사이트를 만들면 어떨까 하고 시도해본 적이 있다. 이름하여 ‘Cyber 박람회’였다. 형태상으로 보면 alibaba나 Ec21과 같은 사이버무역 사이트였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하지는 못하였지만, 지금와서 보면 그런 형태의 사이트들이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개념자체가 별 소용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구글, 야후, 네이버 같은 포털.검색업체가 그 기능을 모두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검색업체들에 들어가서 ‘발가락 양말’을 치면 검색창에는 그야말로 십만개가 넘는 웹 페이지가 뜬다. 결국 찾고자 하는 모든 정보는 인터넷에 있다고 할 수있다.

 



물론 박람회의 메카라는 독일이나 라스베가스의 박람회가 이전보다는 규모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년 신제품은 모터쇼, 전자쇼를 통하여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필자로는 박람회산업의 필요성 자체가 줄었다기 보다는, 제조업의 중심이 되고 있는 중국으로 박람회산업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오프라인의 박람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왜 그럴까?



보통 박람회의 주기능을 정보 수집기능, 판매기능, 커뮤니케이션기능으로 나눈다. 인터넷은 단지 정보만을 제공한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전통적인 박람회는 제품에 대한 정보, 시장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 판매자, 제조자가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제품과 시장에 대한 상호 의견 교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제품에 대한 수정과 재수정을 하면서 직접 주문을 받을 수 있는 판매기능도 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의 마케팅 조사업체의 조사에 의하면 박람회가 가장 효율성이 높은 마케팅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한 사람의 세일즈맨이 10개의 업체를 만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으로, 박람회 참가한다면 30개 이상의 신규업체를 만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세일즈맨은 보통 자신이 기왕에 알고 있는 업체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경향이 있지만, 박람회에서는 내가 알지 못하더라도 바이어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나의 부스로 들어와서 기꺼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람회나 지역적으로 유명한 박람회는 기본적으로 국제적인 성격을 띤다. 그러니까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다고 해서 미국 바이어들만 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관련업계 바이어들이 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두바이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인근의 중동바이어들이 몰려든다. 따라서 미국의 겨냥하거나 두바이를 겨냥해서 박람회에 참가해도 뜻하지 않게 영국이나 이란의 바이어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 것을 ‘의도된 우연성’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도된 우연성’이 참가업체에는 상당히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우선 전시장에서는 비교적 참가업체나 참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열려져 있다. 평소라면 잘 말하지 않을 만한 기술상의 문제들도 서로 거리낌없이 토론을 한다. 그런 과정에서 나의 제품이 무엇을 잘 만들었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 지를 알 수있다. 박람회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참가하는 사람만큼이나 절실하다. 남들보다 좋은 제품을 찾아내서 더 빨리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사는 사람은 파는 사람보다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구경오는 사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면서 박람회장에 오기 때문이다. 박람회는 ‘좋은 제품과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필연성’과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제품과 파트너를 알게 되는 우연성’이 겹치는 곳이다.

 

실제로도 자기 홍보수단이 매우 제한되어 있는 중소기업들이 해외의 바이어를 만나기 위한 수단이 박람회만한 것이 아직은 없다. 물론 인터넷을 통하여 거래제의를 받는 경우도 많지만, 실제로 그러한 제안은 여러 가지 위험이 있다. 우선은 나의 경쟁자가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나의 정보를 빼내기 위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즉석에서 샘플을 보여주고 만지며 상담을 하는 박람회장에서는 거짓 정보가 나올 확률이 인터넷에 비하여 매우 적을뿐더러 상담의 효율성도 매우 높다.

 



그래서 나는 항상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는 될수록이면 많은 박람회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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