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마케팅) 경쟁보다 스타일이 먼저다

입력 2012-11-05 17:23 수정 2012-11-28 09:38


경쟁보다 스타일이 먼저다



그야말로 글로벌한 경쟁의 시대에 경쟁력을 가지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가격? 그럼 중국이 전 세계를 제패해야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아니다. 품질? 그럼 일본이 전 세계를 제패해야 했지만, 일본은 이미 제조업국가가 아니다. 디자인? 그럼 프랑스나 이태리국가가 전 세계를 제패해야 하지만 그들은 일부 명품시장에서만 우위를 가지고 있다. 그럼 위의 것중 아무 것도 없는 기업들은 경쟁에서 밀려나야만 할까?

  내가 보기에는 어느 것 하나 아주 특출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사업을 지속하는 기업은 많다. 그리고 그 중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히든챔피언들도 많다. 그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일까? 난 그 것을 ‘스타일’이라고 본다. 스타일, 뭐 한마디로 딱하기는 어렵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대충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일단 어려운 단어는 아니다. 그렇다고 차별화와는 좀 다르다. 나만의 스타일이 꼭 차별화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차별화는 경쟁자를 의식해서 뭔가를 다르게 만든 것이라면, 나의 스타일이라는 것은 나의 뭔가로부터 우러나와 시간적으로 지속되면서 남들도 뭔가 분위기가 남들과 다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상품이 한식, 디자이너가 만든 부띠끄 의류, 조그만 나사만 만드는 회사, 아니면 우리처럼 신발같지 않은 맨발신발을 만드는 회사.

  내가 아는 어떤 분의 이야기. 그는 악세사리를 인터넷을 통하여 수출하고 있다. 그리 규모가 크지도 않지만 벌써 7-8년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물론 그의 브랜드는 아직 없다. 그도 언젠가는 자신의 브랜드로 큰 무역상을 하고 싶어하지만 그는 아직 젊다. 그가 그렇게 기대하는 것은 그가 해온 비즈니스가 점차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것은 이미 오래된 바이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의 거래는 꽤 오래되었다. 뭐 손으로 소규모로 하는 악세사리가 남들과 크게 다른 소재나 부품을 만들리는 없다. 부품도 중곡동 악세사리 거리에서 이것 조금 저것 조금 구해서 조립하는 것뿐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오랜 기간 거래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악세사리에 대한 그를 좋아하는 바이어들과 선호하는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소수의 바이어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어가면서 만들어 간다. 이 이야기 속에는 가격이 남들보다 특히 저렴하다거나 소재가 아주 특이하다거나 품질이 우선되지도 않는다. 그저 바이어들의 취향과 만드는 사람의 취향이 같아서 서로 ‘아하면, 어할정도로 마음이 맞는다’는 사실뿐이다. 물론 자기하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고, 그들과 비즈니스를 하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렵지도 않다. 왜? 인터넷은 세상의 모든 사람과의 연결고리이다. 인터넷에서 100만명중의 한사람씩만 나하고 스타일이 같아도 벌써 수백명은 나온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가격이나 품질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 악세사리만 그런 것도 아니다. 옷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팔다보니 그 스타일이 좋아서 한사람 두사람 고객이 늘다보니 수만명이 된 사례가 많다.

  자 그럼 경쟁과 스타일의 차이는 무엇일까? 왜 경쟁을 하면 가격과 품질만 이야기할까? 경쟁은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같다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지는 거다. 그런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제품은 의외로 많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싸고 좋은 옷을 찾아 동대문으로 가지만 몇 시간을 돌아도 자기 마음에 드는 옷을 찾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그게 지금 나의 고민이다. Feelmax의 발가락양말은 그런 스타일을 유지해왔고, 그 스타일을 바탕으로 이제껏 10년이상을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뭔가를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문제이다. 분명 사람들은 필맥스하면 색상이 선명하고 느슨한 양말을 그러면서 왠지 편안한 기분을 주는 양말을 연상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좀 새로워져야 하는 데 그 스타일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 지가 고민이다. 그래서 혁신이 어렵다. 뭔가 변해야 하는 데, 변하지 말아야 할 그 무엇, 말로하기는 좀 어려운 ‘스타일’.

  항상 혁신을 해야한다고 하지만 그래서 망한 식당이 한둘이 아니다. 잘하던 식당이 어느 날 갑자기 분위기를 세련되게 하기 위하여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비좁은 식당에 손님이 몰려드니 그들의 편의를 위하여 더 크게 건물을 짓거나 했다가 손님이 확 줄어 소리없이 사라진 곳이 한둘이 아니다. 음식 맛과 인테리어는 별 상관이 없지만, 사람들은 그걸 어떤 분위기라는 것으로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맛은 좀 없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가는 식당도 많다. 악세사리, 조각품, 문구류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제품이 소비자와 스타일이 맞아야 한다. 디자인은 오히려 그 나중이다. 물론 제조자의 스타일을 소비자가 따라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다. 이전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이 핸드폰이 있어 자기 취향에 맞는 핸드폰을 고를 수있었지만, 지금은 고작해야 서너종류의 스마트폰 뿐이다. 소비자로서 별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요즘 지하철을 타면 모두가 같은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다. 하지만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은 없다. 무수히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기 취향에 맞게 디자인을 하면 그 취향에 맞는 사람들이 옷을 고른다. 그럼 그 취향이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알아낼수 있을까? 쉽다. 단골고객이다. 내 물건을 자주 사는 이유는 대체로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취향이 같기 때문에 사는 거다. 그리고 단골들과 자꾸 맞추어 가다보면 시장이 커지기도 하고, 오래가기도 한다.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듣는 말도 ‘내가 무엇을 팔 수있을까 고민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있을까?’를 고민하라는 말이다.

  장사라는 것도 결국은 자기가 살아갈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고객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나의 내면에 무엇과 맞아야 할 수있다. 그게 나의 스타일이다. 그 것부터 고민해보자. 그리고 그걸 나의 영문 홈페이지에 올려보자. 그럼 분명히 한글로만 된 홈페이지보다 훨씬 더 많은 반응이 몰려올 것이다.

  “I like your style, Mr. Hong!"


 

사진 : http://stylezineblog.tistory.com/718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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