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업을 권장하자

입력 2012-02-10 17:58 수정 2012-02-10 17:58


 

 




얼마전에 동네에 있던 슈퍼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카페가 들어섰다. 우리는 편의점이 들어설 줄 알았다. 왜냐하면 그 자리는 이미 수십년동안 슈퍼가 있었던 자리였고, 요즘은 슈퍼보다는 편의점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왜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슈퍼를 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보면 ‘정치의 발전과 경제의 발전’은 같이 가야하는 2인3각의 관계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한국의 정치와 경제는 아닌 것 같다. 해방이후 한국의 정치는 언제나 ‘진행중인 개혁’이었고, 정부는 ‘부패척결’이었지만, 그 구호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을 못하고 있다. 모두가 지겨워하고 있지만, 해피엔딩을 보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경제는 언제나 눈부신 성장을 지속하고있다. 심지어는 일단 들어가면 반복적으로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IMF사태마저도 넘기고, 북한 핵위기, 금융위기에 일본의 지진마저도 거침없이 뛰어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대기업이 하나씩 쓰러져가는 대단히 높은 ‘국가위험’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나라는 한국이외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어쩌면 한국은 지도자를 믿지 않고 스스로 살아가야 할 길을 개척해왔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그렇게 힘들게 유지해온 기업이건만, 사회는 오히려 기업에 부정적이다. ‘정당하게 번 돈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그 끈질긴 생명력과 창의성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이제 존재가치마저도 의심받고 있다. 시민단체는 부조리가 많은 현대 사회의 대안으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의 입김도 막강해지고, 다양해지고, 숫자도 많아져서 이제는 무슨 일이건 간에, 사회적 사건 기사 밑에는 항상 시민단체의 코멘트가 있다.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환경과 인권, 그리고 이 사회의 가진 자들의 부조리 척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갖지 못한 자들의 복지를 위하여 ‘투쟁’을 하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사회는 점점 힘들어져만 가고 있다. NGO가 이 세계에 보여주는 그 숭고한 이상과 그 들의 이타주의적 방식마저도 인류에게 정해진 운명의 흐름을 바꾸어 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서 위 3개의 주체가 더 부패해졌다거나, 비효율적이 되었다거나 아니면 더 이기적이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분명히 그 반대방향으로 가고있다. 정부와 기업은 점점 투명해져가고 있으며, 보다 사회적인 책임을 더 많이 맡고있다. NGO도 그 영향력이 커져가면서 긍적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있어서 대안이 되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3개의 주체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사회의 변화가 더 빠르고, 이들 주체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답답해 보이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특히 이제 우리는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생존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각자가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다. 그 많은 방법중에 내가 택한 방법은 ‘가족기업’, 좀 더 규모에 맞게 말하자면 ‘가족사업’이다. 과거에는 삶의 근간이 되는 농지나 공장의 근처에서 가족은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살았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직장의 이동성이 높아지고,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언제라도 현재의 직장에서 떠나갈 준비가 되어있어야 만 하게 되었다. 디지털 경제가 불러온 전 인류의 유목민화는 기존의 우리가 알던 유목민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사막을 떠돌던 유목민은 소유한 가축과 물건들, 그리고 온 가족이 같이 떠돌았지만, 이제는 달랑 가방 하나만으로 혼자서 어디로든 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만 한다. 다급해진 생존 본능은 인간으로 하여금, 또 다른 중요한 동물적 욕구인 종족 유지 본능을 억누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종족유지 본능을 회복하기 위하여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가족 전체의 유지를 힘겹게 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기업은 두 가지의 기본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공동의 경제 생활을 영위하면서 같이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적어도 현재 가정이 품고 있는 수 많은 문제의 대부분은 해결이 될 것이다. 가족기업 가정은 부양기능을 수행하는 개인가정과 영리추구적 기업이 한 가족에 의해 운영되면서 가족의 인적, 물적 자원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관리해야 하는 경영체라고 할 수있다. 즉, 가족기업가정은 임금 노동자 가정과는 달리 자원의 획득과 배분이 한 가정 내에서 이루어지므로, 가족의 유지가 자신의 사회적 안정성의 유지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가족기업의 구성원은 임금 노동자와 같이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외부에서 획득하는 사람들보다 가족의 유지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 구성원들은 기업의 유지가 각 구성원을 위하여도 최선의 방책임을 깨닫게 되면서 가족들은 서로의 사랑과 협력을 위하여 노력하게 될 것이다.

 

다시 아까 우리 동네에 있던 슈퍼를 돌아보자. 그 슈퍼는 사실 장사가 잘 되는, 말하자면 목이 좋은 자리였다. 그리고 20년동안 그 자리에서 슈퍼를 하는 데, 가게 주인은 두 번밖에 바뀌지 않았다. 문제는 최근에 바뀌면서였다. 동네 사람들이 그 가게에 누가 들어올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아무도 슈퍼가 들어오리라고는 예상하지 않고, 거의 모두가 편의점이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편의점보다는 수퍼가 훨씬 이익이 높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수퍼를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는 것 때문이다. 게다가 전에는 같이 일을 했던 두 명의 자식들은 취직을 했다고 하여 더 이상 가게에 머물를 수가 없었다. 그 들이 가게를 나간 후에 가게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점점 초라해지는 상점으로 들어올 손님들은 상품의 유통기한에 제한을 받지 않는 담배를 원하는 사람들 뿐이었다. 물론 가족간의 화합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이를 별도로 한다면 내가 보기에는 온 가족이 힘을 합하여 가게를 유지하는 게 낫지 않았을 까 싶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하던 사람들도 형제와 부모가 같이 했었지만, 결국 형제간의 문제로 헤어졌고 그 후의 소식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는 동네형 수퍼는 상당히 괜찮은 마진을 볼 수 있는 장사이다. 지금은 많이 없어지고 있는 데, 그 이유는 장사가 되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같이 일을 할 자식들이 없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동네 가게는 아침거리를 준비할 때부터 저녁 늦게 가족을 위하여 뭔가를 사갈 때 들리는 곳이다. 그래서 항상 동네 손님이 드나들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없고 항상 현금으로 지불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가족이 아니면 같이 하기 힘들다. 그래서 부모와 적어도 한두명의 자식이 같이하는 업종이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힘들어지는 동네 재래시장과는 달리 쉽게 무너질 만한 장사거리가 아니다. 같은 이유라면 편의점은 더 늘어나는 데, 수퍼가 줄어들 리가 없다. 꼭 수퍼가 아니라도 가족들이 모여서 할 만한 장사거리는 많다. 그런 장사거리들을 찾아서 해본다면 가족의 유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지역 사회적인 잇점도 있다.

 

자본과 정보는 지구적 네트워크화되었지만, 노동은 지구적이지 못하고, 생산성에 크게 의존한다. 그 생산성은 기업과 일치화할 때 극대화한다. 또한 기업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이윤과 임금으로 분배되는 데, 임금은 바로 생산기반이 있는 지역의 노동자에게 배분이 된다. 그러나 금융기관 투자가 주도의 기업지배구조에서 높은 주가수익을 담보하기 위하여 더 많은 부가가치가 이윤으로 분배되도록 하고, 임금으로의 분배는 최대한 억제된다. 그러나 가족기업의 생산기반은 대체로 그 기업이 일어난 곳과 일치한다. 따라서 가족기업이 생산한 부가가치도 지역사회에서 분배될 수 있는 부분이, 글로벌하게 조직이 분산되어 있는 기업보다는 많다. 가족기업의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도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가족기업의 창시자와 승계자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유지를 위해 고도의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가족은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는 주춧돌이며, 가족기업 역시 튼튼한 경제를 형성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상장되어 있는 비가족기업은 단기 지향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반면, 가족기업은 기업과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를 위해 많이 일하며, 심지어 기업의 손실과 큰 희생도 주저하지 않는다.

 

가족형 사업이 매우 영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세계적인 기업들의 대부분은 가족기업인 경우가 많다. 온 가족이 사업을 하면서 힘든 일을 거치고 나면 언젠가는 미국의 포드가문, 록펠러가문, 스웨덴의 발렌베리가문, 한국의 삼성가문, LG가문처럼 될 수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가족기업은 주식회사나 소유분산 기업보다 수명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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