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의 칼럼의 단골 주제가 디플레이션(Deflation)이군요.

이번에도 주제는 디플레이션입니다. ^^;

 

 

한국, 디플레이션 이다? 아니다? 갑론을박”

 

지난 12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에서 디플레이션이라는 우려는 지나치다. 다만 저성장, 저물가 고착화에 대한 걱정은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8~9월 사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경제가 디플레이션 초기단계에 와있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한 달여 만에 “아니다, 디스인플레이션에 해당한다”라고 번복 발언을 했습니다. 당연히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설왕설래가 많았습니다.

 

지금 우리경제는 디플레이션 상황이냐 아니면 인플레이션이 약해진 상태인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이냐, 또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이냐 아니냐로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경제는 심리인데, 정부가 금리를 낮추기 위해 저물가 현상을 자주 언급하다 보니 오히려 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조장되어 경제의 활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럼 디플레이션의 대명사인 일본의 경우는 과거 어떠했을까요?

 

 

일본, 디플레이션 한참 후에야 인정”

 

1980년대까지 승승장구하던 일본경제는 90년대 초부터 부동산 거품붕괴를 시작으로 불황의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물론 사람들은, 이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거품이 붕괴되고 나면 다시 기회가 찾아온다. 정점이 너무 높았기에 골도 깊을 뿐 이내 바닥을 치고 다시 경기는 상승할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잔인하게 불황은 계속되었습니다.

 

1997년부터만 보더라도, 2011년까지인 15년간 일본의 명목 GDP는 11% 감소하였으며, 토지의 지가는 45%,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10% 감소하는 등 디플레이션의 실상은 실로 비참했습니다.

 

아울러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그 기간 동안 일본의 평균급여도 약 12% 감소했으며, 영업실적 악화로 파산한 기업의 비율도 3.2%에서 6.2%로 약 2배나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디플레이션 조짐을 인정한 것은 2001년 3월이었고, 아울러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상태를 선언한 것은 그로부터 무려 8년이나 지난 2009년 11월이었다고 합니다. (유로저널 2012.4.4.일자 기사참고)

 

다시 말해 일본에서도 디플레이션의 논쟁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고, 그 와중에도 디플레이션은 진행되었던 겁니다. 둑이 터지고 나서야 물이 새고 있었다는 걸 인정한 셈이죠.

 

물론, 우리가 일본과 똑 같은 전철을 반드시 밟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일본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겠죠. 따라서 ‘디플레이션이다, 아니다’ 하는 갑론을박에만 빠져있을 때가 아닌 거죠.

 

 

빚 내서 돈 푸는 방식으로는 해결 안될 듯”

 

제 생각으로는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빚을 내 돈을 푸는 걸로는 해결되지 않을 듯싶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껏 돈을 풀었지만 시장에는 돈이 돌고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하지 않고 기업들은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재정적자 상태에 놓여있고 가계 빚이 1천조를 넘어선 상황에서 기업이나 가계나 미래가 불안한데 투자를 하고 소비를 하겠습니까? 오히려 더욱더 지갑을 꽁꽁 닫지 않겠습니까?

 

앞으로도 금리를 낮추고 빚을 내도록 만들면 만들수록 사람들은 불안해서 돈을 쓰지 않고 꽁꽁 쟁여둘 거라 생각됩니다. 요 몇 년간 그래왔듯이 말이죠. 이른바 ‘양적완화의 역습’인 거죠.

 

현재 우리경제의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금리를 낮추고 돈을 푼다는 전통적인 경제정책을 고수하는 한 우리도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수도 있음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