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위한 축시

입력 2014-11-27 10:11 수정 2014-12-01 03:46

신이시여!


 

신이시여! 뒤돌아봄에 아쉽고 내다봄에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하는 12월입니다. 외롭게 달랑 남은 12월의 달력 한 장이 힘겹게 벽에 걸려 가고 오는 해를 지키고 있습니다. 겨울바람이 위대한 것은 형체 없이 자유롭기 때문이 아니라, 기압이 수평을 유지하면 멈출 줄 알기 때문이듯, 사는 환경이 추워져도 심호흡과 명상으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게 하소서! 신이시여! 날은 추워져도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자기 자리에서 버티며 빛을 낼 수 있도록 생기를 불어넣어 주시고, 언 땅으로 변한 벌판에도 당신의 따스한 기운을 내려주시어 생명의 고리를 이어가게 하소서! 얼음판 밑에서도 억센 생명들이 버티면서 봄을 준비하듯, 우리들도 당신의 뜻대로 억세게 버티면서 인생의 봄을 준비하겠습니다.

 

생명을 순환시키는 신이여!

차면 기울고 기울면 시작되고, 있음이 없음으로 없음이 있음으로 순환되는 12월입니다. 나목(裸木)은 마지막 나뭇잎 하나도 미련 없이 겨울바람에 반납하고 있습니다. 너무 이른 추위에 못다 핀 꽃들이 없도록 돌보아 주시고, 무(無)에서 유(有)로, 유에서 무로 순환되는 생명의 원리를 깨달아 모든 생명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묵묵히 버티게 하소서! 겨울을 겨울답게 겪은 생명체만이 봄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게 하시어 이제 막 시작되는 겨울의 시련을 기쁘게 이기게 하시고, 불안한 위축과 조급한 집착을 미련 없이 버려서 고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우리들도 당신의 뜻대로 추위는 온기로 고달픔은 여유로 버티며 생명의 고리를 이어가겠습니다.

 

 

생명을 전진시키는 신이시여!

 

 

새해를 구상하는 12월입니다. 당신은 내년도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미리 매서운 추위를 주고 있습니다. 과거는 과거로서 위대했고 현재는 현재로서 벅차게 위대하며 미래는 부푼 희망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시어 고통과 아픔을 느끼지 않게 하소서! 사자가 용맹의 상징인 것은 큰 소리에 놀라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먹이를 위해 숙일 때는 숙이고, 달려야 할 때는 죽을힘을 다하기 때문이듯, 몸과 마음으로 온 정성을 다하여 군복무에 충실하게 하소서! 신이시여! 당신의 위대한 생명의 전진시스템을 믿고 당신의 거룩한 생명의 놀이터에서 마음껏 즐겁게 일을 하게 하소서! 우리들도 당신의 뜻대로 영원한 우주의 생명체계 속으로 합류하여 사랑과 미움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날까지 버티겠습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259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455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