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자명(自明)하다

입력 2014-11-25 11:19 수정 2014-11-25 11:19


진리는 자명하다.


물은 아래로 흐르고 불은 위로 타오르고 빛은 직진한다. 타오르는 불을 보듯 명확하고 확실한 것을 자명하다고 한다. 북극성은 세계 어디서 보아도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자명한 것은 높이 떠 있기 때문. 진리는 본질을 바꾸지 않기에 자명하고 섭리(攝理)는 원칙을 바꾸지 않기에 자명하다. 진리와 섭리 외에 인간이 정한 것은 자명한 게 없다. 숫자 ‘1’도 같은 개념이 아니다. 한 가지 사실을 놓고도 주장하는 바가 전혀 다르다. 인간이 정한 원칙은 지킬 때 자명해진다. 갈까 말까 망설여지면 가고, 살까 말까 망설여지면 사지 않는 게 자명해진다. 아닌 것은 처음부터 아니라고 하고, 할 일은 해야 자명하다. 인위와 형식을 버리고 누가 보아도 옳고 자명한 일을 하자.

 

짧을수록 자명하다.


길면 번잡하고 이해가 어렵고 지겹다. 주어와 동사로 연결하는 단문이 명확하고 자명하다. 짧고 자명한 감성 광고가 인상에 남고, 책의 서문과 건배사도 짧을수록 자명하다. 상처는 모난 언어에서 시작되고 일의 부실은 행동보다 말을 고르기 때문에 생긴다. 말이 길어지면 실수와 변명이 개입하고 본론이 흐려지며 가볍고 깊이가 없어진다. 욕심으로 포장 된 말, 겉과 속이 다른 빙산 같은 말, 핵심을 흐려 놓은 꽈배기 식 말, 표현은 화려하나 내용이 없는 말을 멈추자. 말로써 오욕칠정을 화려하게 꾸미지 못하고, 술에 취하여 건배 잔 높이 들고 마음에도 없는 용비어천가를 읊어도 그 자리가 끝나면 사라진다. 신중한 생각으로 겸손한 행동을 하고, 말을 해야 한다면 짧게 줄이자.

 

단순할수록 자명하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제도와 시스템도 복잡해진다. 생각이 복잡하면 주저하기 쉽고 절차가 복잡하면 일관성 유지가 어렵다. 단순한 기계가 고장이 적고 단순한 생각이 행동을 만든다. 인간에게 완벽한 행동은 없기에 양심과 상식이 요구하는 대로 따르자. 상대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리면 심사(心思)가 복잡해지고, 대우를 받으려고 하면 서로가 불편하다. 먼저 웃고 예절을 지켜 상대를 편하게 하자. 결산을 미루면 틀리기 쉽고, 보고 계통이 복잡하면 최초의 기발한 생각이 묻히기 쉽다. 진정성과 진실은 인간 본성에 내재된 시스템. 그래서 거짓을 범하면 인성 시스템이 버티지 못한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감성 코드를 맞추고, 서로가 자유로우려면 단순한 믿음을 주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62명 34%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122명 66%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