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좋은 시에 아이를 낳고 싶은데...

입력 2014-11-17 08:30 수정 2015-01-23 11:03
시몽과 저승사자, 도사 등에 관한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다급한 듯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저 성(成)OO입니다.”

“친구가 곧 아이를 낳게 생겼는데 좋은 날과 시를 받고 싶다고 해서…”

<모르는 사람과는 날 잡는 문제를 의논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절 모르셔도 저는 잘 압니다.”

<어?  그래요? 미안합니다.>

목소리도 얼굴도 이름도 전혀 기억이 안 났다. 상당히 결례를 헸다고 여겼다. 잘 안다는데 만나보자고 작정했다.

 

2시간쯤 뒤에 왕십리의 옥루몽에서 만났다. 만나고 보니 두어 번 만난 적이 있었음이 기억났다. 명리학 공부를 취미 삼아 하고 있는데 「가끔 찾아 뵙겠다」고 해서 <그러시라> 했던 친구였다.

좀 오랜 시간이 지나다 보니 깜박했던 것이었다.

 

<아들입니까? 딸입니까?>

“딸입니다.”

<미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올해 11우러 초순 입동절기 근처에는 좋은 날과 시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날 잡는 것을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

그러자 우격다짐하듯 좀 도와달라고 떼를 쓴다.
갑오(甲午)년, 갑술(甲戌)월이면 조상지업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으나 거의 부모는 이혼하기 쉽고 본인도 결혼하면 이혼이 필수라고 할 만 하다.

만약 조상지덕이 있었다면 11월 초반 갑오년, 갑술월, 경진(庚辰)일, 정해(丁亥)시에 태어나 벽갑인정지명(劈甲引丁之命)이 됐을 것이다.
그런 다음 홍콩에 진출해 중국어, 영어, 무역공부를 하여 대부(大富)가 되는 길을 택할 수는 있었으니 이렇게 되는 것은 하늘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욕심만으로는 절대로 믿을 수 없는 「좋은 날, 좋은 시」를 인연도 없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퍼 줄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좋게 달래서 보냈다.

잘 못하면 10년안에 아버지가 다칠 수 있다.

아버지의 명을 물으니 토(土)가 많고 일주는 기축(己丑)에 시(時)는 무진(戊辰)으로 겁재고 년월지지 충이어서 문제가 많았다.
돈 많은 부모 덕에 미국유학을 했고 사업상 술타령이 심했으며 재혼에 예쁜 여자를 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를 데리고 온 친구에게 물었다.

<덕을 좀 쌓는 편입니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모 유산은요?>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대단한 부잣집의 아들로 알고 있습니다.”

<기축일에 태어났다고 했는데 어떤 특징이 있는 지 아시겠습니까? 그리고 내년에는 어떨 것 같습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고약한 일주의 대표라 할 만한 것들이 기축, 기묘, 계축, 계묘 등 일, 시에 축(丑)과 묘(卯)가 있는 경우가 많다.

<내년은 을미(乙未)년 아닙니까? 기축, 신축 등과는 천극지충이 되니 생사여탈에 관계는 일이 벌어 질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161명 36%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286명 64%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