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둘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입력 2009-01-15 23:16 수정 2009-01-15 23:27


필자에게는 두 형님이 계시다. 두 사람의 성격은 매우 대조적이다. 큰형은 지긋이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이고 반면 작은형은 답답함에 가까이 갈 정도로 느긋하다. 주식투자에서 요즘 두 형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큰형은 울고 작은형은 웃고 있다.
십 여년전에 함께 투자했건만 어찌된 일인지 큰형은 원금에 크게 상처가 났고 작은형은 제법 목돈이 굴려 진 것인데 희비의 원인은 바로 ‘기다림’의 차이였다.

지긋이 기다린 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큰형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증시를 보며 바쁘게 대응할 때 작은 형은 우량주를 사놓고 그저 십여년 동안 기다린 것 뿐인데 한쪽은
-49%(거의 반토막), 한쪽은 +680%가 되었다. 틈틈이 주식을 공부하며 이리저리 종목을 갈아탔던 큰형은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몇배의 이득을 챙긴 작은형을 보며 더 큰 억울함과 허탈함을 느낀다. 더욱이 사놓고 잊어 버리고 있었다는 작은형의 말에 큰형은 거의 망연자실이다.

‘굵고 짧게’의 단타와 ‘가늘고 길게’의 장타에서 후자가 승리하는 것이 오늘날의 정석이 되었다. 이제 무슨일을 하건 조급히 성급하게 하지말고 좀 더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한때 주식이 곤두박질 친다고 급하게 펀드를 해약 했던 사람들, 무슨 외국계 큰 회사가 망할 거라며 너도 나도 투자금을 회수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골방에서 머리를 감싸고 흐느꼈을지도 모른다.

조금은 사태를 관망하고 추이를 지켜보며 소위 기둘리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풀리고 열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국민성이 그런 것인가? 우리는 너무 상황에 민첩한 게 아니라 민감한 게 탈이다. 부동산이 안좋을 것이라는 소문에 벌써부터 매매를 망설이고 경기가 어렵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기도 전에 투자나 지출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무슨 사건이 터지면 이쪽으로 우르르, 무슨 소식이 들리면 저쪽으로 우르르....... 마치 소때해에 급하게 소몰이를 하는 식이다.
 
사실 조급하게 해서 잘 된 것이 뭐가 있는가? 졸속 행정, 날림 공사,날치기 정책밖에 더 나오겠는가? 참고 기다리자. 우리가 하는 일도 그렇다. 진득이 한 가지 일에 승부사를 걸지 못하고 이리지리 옮겨다니는‘메뚜기 족’이 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직업이나 직무에  따라서 하고싶은 일을 하며 유랑하는 유목민으로서‘잡 노마드(job nomade)족’이라고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자체가 한국적 현실에서는 선호도가 낮을 수 있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소득을 보장하고 해당부문의 달인으로서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답은 어떻게든 조금 기다려 보자는 것이다. 스스로 괜히 움츠러 들고 경솔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하자. 기다리고 기다리다보면 정말 쨍하고 해뜰날이 돌아 올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지독하게 나쁜 상사를 만나더라도 좀 기다려 보라 그러면 그 상사가 알아서 다른 곳으로 가고 맘 좋은 상사가 내 곁으로 오게 된다. 하는 일이 힘이 실리지 않는 다고 불평 말고 기다려 보라. 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자리가 될수도 있다. 공무원 직업이 최고의 선호도를 자랑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조급함과 조바심은 어려운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촉매제 이다. 반대로 기다림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안정제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려운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아직 빨간불은 아니다. 단지 주의를 하라는 노란불일 뿐이다. 기다리고 서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파란불이 들어 온다. 차분히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일관성 있게 수행하면서 기다림의 미학으로 위기를 잘 헤쳐 나가자.

기다리다 보면 좋은 시절이 오고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롯데인재개발원 자문교수
한양여자대학 외래교수
관세청 교육개편 실무위원회 자문위원
소상공인진흥공단 컨설턴트, 한국교통대학교 외래교수
자치발전연구원 칼럼니스트
아하러닝 연구소 대표 컨설턴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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