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쉽게 사는 방법

입력 2014-04-05 20:47 수정 2014-11-13 13:59
 

엄마들은 자식을 키우다 보면 참 속상한 일이 많다. 딸아이는 모난 구석이 자기 닮아 그런 것 같아 속상하고, 아들 녀석은 자기 같지 않아 속상하다. 자기는 어릴 때 저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 도대체 누구 닮아 저런지 모르겠다며 푸념하는 건 어미든 아비든 매 일반이다. 옛말에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마음이 딱 그렇다. 하지만 자식은 자기 닮았다.

다만 부모가 자기 어린 시절의 디테일 한 일상을 잊어 버렸을 뿐이다. 어미가 아들의 마음을 잘 모르고 애비가 딸의 마음을 잘 모르듯이 그래서 남자도 여자를 잘 모른다. 연애시절 남자들은 그런 이유로 연애가 목적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여자가 남자 모르기도 매 한 가지여서 남녀가 다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남자는 여자처럼 좀 대충 뭐 그렇게 이해나 오해가 돼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아니 못쓴다. 여자가 왜 화가 났는지, 왜 밥을 안 먹는지, 왜 집에 일찍 들어가려고 하는지, 왜 문자에 답을 늦게 하는지에 대해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여자를 만나는 목적에만 온통 마음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 남자를 붙잡고 여자가 아무리 자기 비위를 맞춰달라고 해도 말로만 하는 대답 외에는 더 이상의 어떤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여자는 이런 남자의 상태를 빨리 깨달아야 행복해진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여자는 그렇게 빨리 남자가 원하는 것에 도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신의 것들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자신의 말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경청하는지,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세심하게 살펴 주는지 하는 것에 온통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남자와 여자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젊은 청춘 남녀들은 모이기만 하면 여자얘기, 남자얘기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오류다. 같은 생각을 가진 동성끼리 모여 앉아 아무리 탁상공론을 해도 답은 오리무중일 테니 말이다. 정말 원하는 답을 얻고자 한다면 상대의 성을 모아놓고 자신들의 고민을 디테일하게 얘기해야 한다. 그래서 속된말로 남자든 여자든 ‘이성에 대한 경험이 많아야 결혼해서 잘 산다’는 말이 있을 지경이니 이 얼마나 오류인가! 무슨 결혼을 연습 삼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만나고 다닐 수도 없는 현실에서 말이다.

비단 남녀의 관계에서만 이런 현상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오류에 빠진다. 자신이 아는 것은 상대도 알 것이라는 생각,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원할 거라는 생각이다. 물론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광의의 의미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일정부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개인으로 들어가 보면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고 연령대별로 다르다.

그 다양성은 같은 부류, 같은 상황, 같은 나이대여도 모두 다르다. 그만큼 인간은 감정의 변화를 많이 갖고 있으며 그 감정은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아무리 상대를 오래 알고 지냈어도 오늘 다르고 내일 또 다른 것이다. 이런 사람을 대하는 일에 장사는 없다. 그저 물어보고 또 물어보는 수밖에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지금 기분이 어떤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지금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알아서 해!’,‘아무거나’인데 이 말처럼 무책임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말이 없다. 어떤 선택이든 그 결과는 흡족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알아서 하라는 말 대신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방법은 서로 간에 감정으로 인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소통방식이다. 지인이 들어서 옮긴 말씀 중에 “선삼 척(잘난 척, 있는 척, 아는 척), 후삼 척(없는 척, 모른 척, 못난 척)이라는 말이 있다. ‘척’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다. 모르면 모른다. 알면 안다,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다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야 말로 세상을  가장 쉽게 사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 적용될 수 있다.

 
오미경사람연구소(구.정신분석연구소.사람과삶) 대표로 집단상담 및 개인심리상담치료가 및 작가로 노인문제, 가정폭력문제, 성희롱 및 성폭력 상담과 교육. 인성교육 및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남자요리99]의 작가로 남자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친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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