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과 경제, 경제와 정치

입력 2012-12-13 08:00 수정 2012-12-13 10:44
 정치의 계절이 되면서 사이비 경제전문가들이 대거 정치권으로 몰려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경제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치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경제문제를 재단하려 한다. 경제를 정치적 시각으로 접근하다보면 필시 거시경제 흐름을 왜곡하게 되고 결국 경제체질을 악화시킬 위험이 크게 도사린다.





  # 정치적 동기에서 어느 특정부분을 지원하다가는, 거시경제, 금융시장 모든 경제변수들이 나타내는 공동변화(co-movement)현상을 무시하게 되어 국민경제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아주 쉬운 예로,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시켜 수출기업을 지원하였지만, 경쟁에서 중도 탈락한 한국의 중장년들은 허드레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게 되었다. 남이 하기 싫은 일, 3D 업종의 대한 임금이 높아야 패자부활이 가능해져 경제적 완충지대가 마련된다.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국민소득 2.3만 달러 시대에, 2~3천 달러 시대 수준으로 비숙련노동 임금을 하락시켰다. 이는 가계부실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하여 내수부족이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기업에게는 매출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졸고,  패자부활의 지혜  참조




  # 경제와 정치를 혼동하게 되면 공익보다는 사적이해(private interest)가 개입되어 결과적으로 부패와 집단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게 된다. 정치인들은 나라 전체의 비용과 편익을 생각하기보다 사익이나 지역주의에 더 연연하기 쉽다. 정치적 흥정과 타협에 따라 발생하는 반목과 대립으로 「떼 법」이 만연하는 사회가 되어 진통을 겪게 된다. 그러나 보면 경제적 선택의 바로미터가 되는 기회비용을 무시하고 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사업에 한정된 예산을 낭비할 우려가 다분하다. 언론에 반복하여 회자되었던 소위「형님예산」문제로 말미암은 불신의 응어리를 생각해보자. 왜 그리 서둘렀는지 모르는 강 한복판의 세워진 대형건축물과 반대로 시멘트가 굳지도 않았는데 철거하겠다는 의견을 생각해보자.



  #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들면 경제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기보다는 황동광(fool''s gold)처럼 뻔쩍거리지만 쓸모없는 아이디어를 중시하기 쉽다. 경제의 흐름을 무시하고 재치 있는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불가피하게 시행착오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① 겉만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문제를 덮어 버리거나, ② 우량품과 불량품을 뒤섞어 얼버무리거나, ③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뒤로 미룬다. 결과적으로 부작용이 누적되어 자칫 위기로 번지기 쉽다. 오랫동안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저축은행 사태는 그 하나의 예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 특히 시장경제를 정치적 쇼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접근하려다보면 일이 더 꼬이기 마련이다. 경제의 흐름을 역행하여 정치적 효과를 거두려고 하면 할수록 부작용이 심해져 결국 국민경제의 부담으로 전가되기 마련이다. 다 알다시피 「시장」에는 공짜도 없고 묘수도 통하지 않는다. 경제구조가 복잡다기해지는 상황에서 임기응변의 쇼로 문제를 접근하려하면 할수록 불확실성은 더 증폭된다. 특히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고 할수록 정부의존 심리만 부추켜  집단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게 마련이다. 그 와중에서 공권력이 갈팡질팡하는 현상은 정상모리배들이 정략적 차원에서 모든 것을 다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사이에 빚어진 사태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였다고 자랑하는 이도 있지만, 생각건대, 경제체질은 더 크게 악화되었다. 코스닥 시장 거품과 붕괴, 쉴 새 없는 경기부양정책, 부동산 가격 앙등과 추락으로 중산층이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겉으로 넉넉해 보이지만 실상은 크게 부족한 외화준비금, 비만증세가 심해지는 대기업집단과 반대로 공기업, 중소기업, 가계의 빚더미가 쌓여가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피부 겉에 난 부스럼은 그럭저럭 다스렸는지 모르지만, 그 대신 몸속에서 자라고 있는 종양이 악성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경제적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이 문제였다.

  정부의 역할은 무엇보다 경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거나 예방하여 가계와 기업이 미래지향적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데 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정부가 오히려 불확실성의 원인을 제공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또 다시 경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자는 이들이 너무 나서고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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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글은 http://easynomics.blog.me 를 클릭하면 정리되어 있습니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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