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성장해도..

입력 2011-05-19 10:41 수정 2011-06-25 09:4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0년~’12년 사이에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4.0%로 추정되나 '12년~ ‘25년 사이에는 연평균 2.4%로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구기관의 자료들을 종합해 보아도 우리나라 잠재성정률은 '90년대 6%대에서 '00년대 전반에는 5% 미만, 그리고 후반에는 약 4% 미만으로 차츰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장률이 크게 낮아져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이는 피할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것을 무리하게 피해나가려다가는 오히려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 이 세상 정해진 이치다.

  경제사회의 주변 환경을 무시하고 고도성장에 연연할 경우 인플레이션,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결국 실업과 빈부격차를 심화시켜 성장의 열매를 부실하게 하거나 상하게 할 수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성장 피로증후군은 경제체력을 약화시켜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성장지상주의에 매달려 성장의 속도에 연연하기 보다는 성장의 질 내지 성장의 내용을 충실히 하여야 중장기 계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미 논의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가 소득수준에 비하여 행복지수가 낮다든지 사람들이 더 각박해지고 자살률이 더 높아졌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성장속도가 문제가 아니고 성장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하나의 경고음이라고 할 수 있다.



  가계나 기업도 경제개발 초기단계에 가지고 있었던 고성장 시대의 의식구조를 전환하여 저성장에 대응하는 자세를 가져야 위험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레버지리 운영을 통하여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성장초기에는 부채가 어느 정도 있더라도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을 통하여 부채의 상대적 가치가 순간, 순간 줄어들었다. 그러나 경제가 성숙단계에 들어서면 부채의 부담이 줄어드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성장과 관련한 고정관념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 만약 국민소득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연 4% 정도씩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면 불과 18년 동안에 (숫자로 본) 국민소득이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즉 복리로 계산하면 (1+0.04)¹⁸=2.025 가 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유사 이래 지금까지 일궈낸 경제적 역량 즉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18년 만에 배로 늘릴 수 있다는 크나큰 의미를 가진다. 반만년 역사를 통하여 달성한 재화의 서비스의 생산능력을 불과 18년 만에 곱으로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엄연한 사실인데도 얼핏 믿기 어려울 정도다. 혹자는 아직도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규모는 2010년 현재 이미 세계 15위에, 그리고 구매력(ppp) 기준으로는 세계 12위까지 팽창하였다. 그런데도 양이 차지 않는다고 하면 어디 까지 가야만 할까?

  생산극대화를 의미하는 성장 그 자체는 이 세상 모든 경제활동의 중간목표에 불과하다.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효용극대화가 이 세상 경제행위의 최종목표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망각하고 있다. 성장의 내용을 충실히 하는 것이 공동체 구성원들 저마다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확충시키고 나아가 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easy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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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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