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미스터리 - 1

입력 2011-03-24 10:36 수정 2011-03-30 17:10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지면서 물가안정을 위하여 환율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에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식량, 원자재 등 해외부문에서 비롯되었고 약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활용하자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성장과정에서 수출경쟁력 지원에 많은 힘을 기우렸다. 심지어 일본에 수출한다고 상당기간 고급 수산물의 국내소비를 전면 금지시킨 일도 있었다. 77년 수출 100억 달러를 처음 기록하였을 때, 우리나라가 후진국에서 벗어나 곧 선진국 문턱에 다다를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어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았다. 환율은 줄곧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물가문제는 한동안 뒷전에 있었다. 나중에는  “환율주권”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였다.

  이 수출지상주의는 한국경제의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동시에 오늘날 빈부격차 내지 가계부실의 부분적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고물가를 감수하고 또 저임금 외국노동자들이 한국인의 일자리를 잠식하여도 참아야 했다. 대외경쟁력 향상의 결과로 2010년 이후 최근 10년 동안 약 2,000억불의 경상수지 흑자를 시현하였는데 이는 국내총생산의 약 20% 정도에 이르는 규모다. 반면에 미국은 한국과 달리 경상수지 적자가 만성화되어 그 허용한계를 벗어 난지 오래 되었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는 양국 간에 기초경제여건이 이렇듯 상반되는 데도 원화의 대달러 환율(kw/$)은 거의 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환율이 2,000년 연평균 1,130원에서 2,010년에는 연평균 1,156원으로 무시할 정도로 변화가 없다는 것은 하나의 미스터리다. 외환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경제외적 변수가 작용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대국간의 기초경제여건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한국·미국의 GDP대비 경상수지와 환율 추이      (단위: %, 원)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한국



2.8



1.7



1.3



2.4



4.5



2.2



1.5



2.1



0.3



3.9



2.8





미국



-4.2



-3.9



-4.3



-4.7



-5.3



-5.9



-6.0



-5.1



-4.6



-2.7



-3.2





kw/$



1131



1291



1252



1192



1145



1024



955



929



1102



1277



1156

  돈의 대외가치를 나타내는 환율은 결국 상대국과의 비교 경제력을 표상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경상수지 흑자누적국과 적자누적국가의 화폐교환가치가 이렇게 고정되어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환율조율의 결과인가 아니면 가격기구에 의한 자연스러운 결과인가? 이것이 한국경제에 약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독이 될 것인가?



  일을 많이 하고 절약하는 나라의 화폐가치가 일을 적게 하고 낭비하는 나라의 화폐가치보다는 개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근검절약하는 사람들의 후생과 복지가 개선되고 더 큰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또 화폐의 대외가치가 적정하게 평가되어야 물가상승 같은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미래의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 내지 핫머니의 과잉 유입도 예방할 수 있다. (참고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10년말 현재 주식 3,200억달러, 채권1,700억달러로 4,9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외화의 과잉유입은 어느 순간에 돌발유출을 유발하여 기초경제여건 변화와 관계없이 경제를 교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율은 기초경제여건을 반영한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날씨가 좋을 때나 비가 올 때나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미국과 한국의 상대적 경제 환경이 크게 변동하였는데 환율은 그대로인 미스터리의 진상은 무엇인가 다음에 들여다보자.                            easynom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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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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