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아침의 小景  역광의 미학

입력 2008-09-09 11:16 수정 2008-09-09 11:45
 


 


도시에 살다 보면 시골의 고즈넉한 풍경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래서 가끔 오지 마을로 사진을 찍으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행동으로 옮기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던 중 1박 3일의 영월 동강 트래킹에 참가할 기회가 생겼다. 고생은 예상되었지만, 푸른 동강의 풍경뿐만 아니라 인근 시골마을의 정취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나서게 됐다.


동강 지역은 강원도에서도 인적이 드문 곳으로 유명했는데, 영월댐 건설 논란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여 그 아름다움과 더불어 레프팅의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경유하는 마을에서 옛날의 시골 모습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 지역에도 많은 민박집과 팬션 건물이 지어져 있다. 그래도 농사는 하는 곳이기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카메라에 옮겨 담았다.



햇살이 강해 렌즈후드 위에 손까지 가려 채양을 만들었지만, 일부 플레어가 생겼다.


 


20년 전쯤만 해도 잘 찾아보면 아직 초가집이 남아 있는 마을이 좀 있었다. 그러나 시골 사진을 찍을 때 항상 눈에 걸리는 건 전깃줄이었다. 초가집에 어울리지 않다는 것도 문제지만, 전깃줄이 여기저기 가로질러 다니고 있어 화면에서 많이 거슬렸다. 전깃줄을 피해 찍느라 많은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 사는 곳에 전기 안 들어 가는 곳이 있겠는가…


 



아침 일찍 농사일은 시작되고..


 


시골 풍경은 보통 오후에 많이 찍었는데, 이동간에 시간이 많이 걸린 탓도 있지만 늦은 오후의 비스듬한 광선은 좋은 역광 상태를 만들어 주기에 선호하는 시간대다. 특히 산이 있으면 그늘진 곳과 빛을 받는 부분을 공존시켜줌으로써 주제를 강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아침 수증기와 역광이 만나면 산들이 무채색의  면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번에는 밤에 출발, 새벽에 도착했기에 아침의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늦은 오후나 아침의 빛은 사실 다를 것이 없다. 빛 자체가 다르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느낌이지 사진적으로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풀잎에 맺힌 이슬이나, 아침 안개, 공기 중의 수증기 등이 되겠는데, 이러한 요소를 잘 활용하면 아침의 고유한 분위기를 연출해낼 수 있다.


휴양림에서 숙박하며 아침 숲을 찍어 본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아침 산마을 찍게 되었다.



안개가 소나무를 돋보이게 하고...



아침역광 받은 거미줄이 산 그늘 때문에 더욱 도드라졌다.



코스모스 한들한들...역광이 색을 살린다.



나팔꽃도 아침 빛에 나팔을 분다



 



여름잎이 마지막 빛을 발하고 있다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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