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스펙은 '간절함'이다.

입력 2012-12-22 00:59 수정 2012-12-22 17:45


제가 속한 모임에 60대 초반의 풍채 좋고, 언변도 좋은 분이 계십니다. 작년에 공무원 생활 40년을 마치고 국장직을 끝으로 정년퇴직을 하셨지요. 그래서 자연스레 호칭은 ‘국장님’입니다. 아직도 ‘국장님’ 포스가 느껴지지만, 건강하시고 젊은이들과도 잘 통하셔서 모임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십니다. 게다가 박식함까지 갖추고 계셔서 존경스럽기 까지 합니다.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해 많은 곳을 알아보셨지만, 아직도 ‘화이트핸드(백수)’라고 취업의 어려움을 호소하십니다. 최근에는 아파트 경비원직에 지원했다가 낙방했다고 하시네요. 힘도 젊은 사람 못지않고, 인상도 좋은데 불합격의 이유가 독특합니다. 경비원 면접에서 연금을 타는지 묻기에, 솔직하게 얼마를 탄다고 하셨다는군요. 그러자 “에이~ 그럼 힘들다고 오래 안하시겠네요!”라는 답이 돌아왔고, 결국 불합격 되셨답니다.



 ‘간절함’이 없다는 게 국장님의 낙방 원인입니다. 평생 생활에 불편이 없을 만큼의 연금이 나오니, 밥벌이(일자리)에 대한 절실함이 없다고 보는 거지요. 힘들다고 중도에 그만 둘 사람보다, 그 일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을 선호하는 겁니다. 스펙은 훌륭하지만 간절함이 부족한 게 큰 마이너스였던 거죠. 열정보다 더 무서운 게 간절함인가 봅니다.



 소크라테스를 추종하는 청년이 소크라테스에게 지식 얻는 비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그를 강으로 데려가 물속에 들어간 다음, 젊은이의 머리를 붙잡아 물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청년은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려고 했지만, 소크라테스가 힘껏 그의 머리를 잡고 나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물 밖으로 나온 청년에게 소크라테스가 물었습니다. “죽을 것 같았을 때 자네가 원한 것이 뭔가?” 청년이 숨을 몰아쉬며 “공기였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 말에 소크라테스는 “자네가 간절히 공기를 원했던 만큼, 지식을 원한다면 얻게 될 걸세!”라고 말했습니다.



 취업의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려고 스펙 쌓기에 열을 냅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스펙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쓴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우월한 스펙을 가진 인력들이 넘쳐납니다. 반면에 기업이나 현장에선, 사람은 많은데 인재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스펙은 높은데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일에 대한 간절함 아닐까요? 눈물겨운 생존의 시대, 최고의 스펙은 간절함입니다.



<김윤숙 coool66@daum.net>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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