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죄를 사하노라.

입력 2012-11-30 23:21 수정 2012-11-30 23:21




“너의 죄를 사하노라!” 속칭 ‘빈느님’이 출연했던 드라마가 인기 절정이던 시절, 남편과 딸에게 드라마 속 흉내를 내며 낄낄대던 때가 있었습니다. 남편과 딸의 어깨에 손을 얹고 대사를 읊을 때, 재미도 있지만 왠지 마음이 넓은 사람이 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꽤 자주 써먹었습니다. 덕분에 까칠하게 따져 물어야 할 일에도, 그냥 넘어가주는 ‘아량’을 베풀기도 했지요.



 ‘너그럽고 속이 깊은 마음씨’를 ‘아량’이라고 합니다. 너그럽다는 말은 상대방의 작은 잘못이나 실수에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덮어 주는 것을 말하지요. 또,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말은 듣기 좋은 말이구요. 그러나 정작 너그러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날마다 대중매체에서 접하는 많은 사건‧사고들이, 아주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되는 것을 너무나 많이 봅니다.



 시골 마을 수박밭에서 마을 청년들이 수박 한통을 서리했습니다. 그것을 안 수박밭 주인은 화를 내며 다시는 수박서리를 못하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수박밭의 수박 한 통에 독약을 주사하고, ‘이 수박밭에는 독이 든 수박 한통이 있다!’라는 팻말을 세워 놓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수박을 따러간 주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이 세워 놓은 팻말 옆에 ‘이 수박밭에는 독이 든 수박이 두 통 있다. 하나는 주인이 놓은 것이고, 하나는 우리가 놓은 거다!’라는 팻말이 서 있었습니다.



 상점을 운영하던 A는 건너편에 새로 생긴 상점 때문에 무척이나 기분이 상했습니다. 급기야 건너편 상점을 비방하기 시작했고, 서로 다투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긴 다툼 때문에 양쪽 가게에 손님이 끊어지자, 이를 불쌍히 본 천사가 다툼을 해결하려고 A를 찾아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이든 건너편 가게 주인을 위해 빌어주면 그 두 배를 A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A가 독하게 말했습니다. “그 놈의 한쪽 눈을 뽑아 주시오!”



 살기가 팍팍해서 그런지 ‘너그러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너그러움 보다는 ‘앙심’이 더 빨리 마음속으로 들어오기도 하지요. 하지만 조금 손해 보게 될 때, 조금 억울할 때, 조금 기분 상할 때, 마음속으로 우아하게 “너의 죄를 사하노라~” 해 보면 어떨까요. 용서는 상대방 보다는 나를 위한 일이라고 하잖아요. 아파트 평수 넓히기만큼이나 쉽지 않겠지만, ‘아량’ 좀 넓혀 보자구요!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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