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거품과 역거품 (1)

입력 2010-01-14 08:00 수정 2010-04-16 09:45
  무릇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는 순환하면서 성장하고, 주식시장은  경제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그래서 기복이 있더라도 주식시장의 장기 추세는 우상향(↗)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데 주가지수 추이를 보면 어떤 패턴을 보이기보다 그림과 같이 기형적 W자형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어느 나라든 주식시장에서는 고평가 현상과 저평가 현상이 엇갈리며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서는 한 때 거품이 발생하다가도 삽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급기야 역거품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암울한 공기에 휩싸이다가 순식간에 바뀌어 장밋빛 분위기가 팽배하기도 한다.
 
  쉬운 예로 ‘98.10.7에 607p를 기록하였던 코스닥 지수가 ’00.3.10에는 무려 2,834p까지 상승하여 약 1년 반 동안에 무려 4.7배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불과 10개월도 안 되는 ‘01.1.2에는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557p까지 하락하였다. 이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심한 거품과 역거품이 뒤바뀌어 출현하고 있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거품이란 무엇인가? 어떤 자산의 가격이 일단 상승하기 시작하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아지며 수요자들이 급격하게 몰려들기 쉽다. 그리하여 가격이 급등한 결과 대상 자산의 본질가치와 시장가격 사이에 괴리가 확대되는 현상이 거품이다. 그러나 시장가격이 본질가치보다 높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거품은 어떤 계기가 되면 삽시간에 사라질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 졸고 “인플레이션과 거품은 다르다 ” 참조
 
  거품은 대상 자산의 시장가격이 높아 본질가치와 크게 괴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알면서도, 현재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매수할 “더 심한 바보들(greater fools)”이 뒤에 있을 것이라고 믿는 자기최면 같은 것이 있을 때 확대된다. 욕심을 크게 내고 맹신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거품은 급속하게 증폭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더 이상 높은 가격으로 살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순간, 막차를 탔다고 겁에 질린 투자자들의 투매로 거품은 붕괴되기 시작한다.
 
  거품이 크게 형성되면 될수록 그 반작용으로 오히려 가격이 본질가치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추락하는 역거품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탐욕스러운 자의 특징은 쓸데없는 만용을 부리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과도하게 겁에 질린다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괜히 거들먹거리는 사람일수록 일이 벌어지면  더 비굴하고 더 굽실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같다. 탐욕과 두려움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다.

  거품과 역거품이 크게 교차되는 시장에서는 옥석(玉石)을 가리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상승국면에서는 무차별 뇌동매매 현상이 일어나 번쩍거리기만 하면 「바보 금」( fool's gold ; 황동석)도 순금과 같이 덩달아 가격이 치솟는다. 반대로 하락국면에서는 투매 현상이 벌어져 흑진주 같은 기업의 주가도 인공진주처럼 플라스틱 값으로 거래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흑진주를 플라스틱 값으로 사들여 차곡차곡 쌓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반대로 비슷하게 빛이 난다고 해서 바보 금을 순금가격으로 사 모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변동이 심한 주식시장에서는 쉽게 자본이득을 낼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다.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면 거품이 꼭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욕심이 많으면 거품이 터진 후에야 후회하게 된다.
  여유 있는 투자자는 역거품이 사라지기까지 끈기 있게 기다릴 수 있지만, 뇌동매매에 가담한 투자자는 주가가 상승하기 직전에 남을 따라 현금화 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거품은 낙관적 분위기에서 아련하게 피어오르다가 어느 사이에 갑자기 비관적 분위기로 바뀌며 쓰라리게 꺼진다. 거품이란 형체가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여 억지로 움켜쥐려고 하면 할수록 쉽게 빠져나간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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