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는 ‘대박’을 터뜨렸고 ‘울새’는 왜 울었을까?

입력 2012-12-20 11:16 수정 2012-12-20 11:16


박새와 울새: ‘박새’는 ‘대박’을 터뜨렸고 ‘울새’는 왜 울었을까?



우리나라의 전역에 고루 서식하는 흔한 철새 중에 박새라는 작은 새가 있다. 박새와 비슷한 크기의 울새라는 새도 있다. 갑자기 박새와 울새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두 마리의 다른 새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생존해가는 모습에서 지식의 공유와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다.
박새와 울새의 생존 방식의 차이는 영국 가정에 배달되는 우유병을 여는 노하우의 전수 방식상의 차이에서 엿볼 수 있다. 영국 가정에 배달되는 우유병에는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뚜껑이 없었다. 우유병에 뚜껑이 없었기 때문에 영국 박새와 울새들은 우유가 배달되는 새벽에 기다렸다가 우유병 위 부분에 부리를 꽂고 손쉽게 우유 크림을 빨아먹을 수 있었다.

박새와 울새에게 번번히 우유를 도난당하는 우유 배달 업자들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새들에게 우유를 빼앗기지 않고 보존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고심 끝에 우유 배달 업자들은 우유병에 알루미늄 덮개를 씌워 새들이 더 이상 우유를 먹을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을 고안하기에 이르렀다.

알루미늄 뚜껑으로 우유병을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 초가 되자 거의 모든 박새들은 알루미늄 덮개를 부리로 쪼아서 구멍을 낸 다음 우유를 빨아 먹는 방법을 습득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반면에 울새들은 박새와는 다르게 알루미늄 뚜껑을 여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고 다시는 우유를 즐길 수 없게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울새가 알루미늄 뚜껑을 전혀 열 수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박새처럼 몇몇 울새들도 우유병에 구멍을 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박새는 그 후로도 번성하고 울새는 종적을 감추게 되었을까?

한 마디로 박새는 알루미늄 뚜껑을 여는 노하우를 집단적으로 공유했지만 울새는 일부 똑똑한 새들만 뚜껑 여는 노하우를 독점했을 뿐 집단 전체가 공유하는 학습에는 실패했던 것이다. 박새는 알루미늄 뚜껑을 여는 혁신적 노하우를 다른 동료들에게 전수하고 집단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철새다. 반면에 울새는 몇몇 머리 좋은 새들만 그 노하우를 터득했을 뿐, 다른 동료 새들에게 전수하지 않고 독식하면서 텃세를 부렸던 텃새라서 오늘날 거의 종적을 감추게 된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그리고 오랫동안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격언이 귓전을 때린다.

2012.12.20일자 전자신문 칼럼
http://www.etnews.com/news/opinion/2694783_15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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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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