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의 구성

입력 2009-11-24 08:44 수정 2012-09-14 09:20
  경제활동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란 무엇인가? 금리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가 있지만 시장경제체제에서 가장 적합한 정의는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을 연결하는 이음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실물부문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하여 금리가 경제 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하여야 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금리가 적정수준보다 높거나 낮을 경우 실물과 금융 양 부문에 직간접적 충격을 가하는 것은 수 없이 경험해 온 일이다.

  가격기능이 작동하는 시장에서 금리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토지, 노동과 함께 (전통적) 생산요소의 하나인 자본(capital)의 가격인 금리는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리스크 프리미엄의 세 가지로 구성된다.

  ① 자본은 생산을 통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산출하는데, 그에 대한 대가로 이윤이 지급되어야 하고 이것이 (실질)금리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성장률이 높을수록 금리도 높아진다.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 성장률이 높은데, 이는 별다른 교육훈련이 없어도 하위 기술을 바로 습득할 수 있고 선진공업국과의 기술격차가 높아 하위 기술의 이전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하위 기술이 후진국으로 이전되어야 선진국의 중간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고급기술의 보호막이 쳐지고 최첨단 기술은 스스로 개발하여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성장률이 차츰 낮아지게 되면서 금리도 점차 낮아진다. 

  ② 물가상승은 화폐의「미래가치」를 직접적으로 떨어트리기 때문에 이의 보상으로 (명목)금리도 높아진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나라일수록 금리는 높아진다. 경제개발 초기단계에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위 「성장통화」를 공급한다고 하면서, 유동성 완화를 거듭하다보니 물가가 오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 물가 오름폭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물가상승 진폭이 커지면 그 자체가 불확실성의 하나이므로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여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경제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이 증폭되므로 통화도 안정적 수준에서 공급되어야 하고 결과적으로 물가 또한 안정된다.

  ③ 위험할증비용(risk premium) 즉 금융시장에서 돈을 꾸어주고 받지 못할 확률적 가능성에 대한 보상비용이 (가산)금리다. 이 채무불이행 위험 역시 신용이 정착된 선진사회보다 그렇지 못한 후진국이 크다는 것은 말할 필요 없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정되는 나라별 가산금리를 보면 싱가포르는 제로에 가깝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는 배보다 배꼽이 클 정도로 가산금리가 기본금리보다 높게 나타난다.



  간단히 정리하면 금리는 성장률, 물가상승률, 그리고 위험할증비용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선진국의 저금리, 후진국의 고금리 현상이 제멋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적정금리는 잠재성장률, 물가안정목표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제로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황금률(黃金律)을 현실세계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금리수준이 적정 값을 크게 이탈하지 않는 경제라야 내외부의 충격을 견뎌 낼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금융시장의 장벽이 무너지면서 단기차익을 노리는 대규모 국제유동성이 급격하게 이동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올라가다가 삽시간에 내려가기도 한다. 특히 금리가 그 사회의 경제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충격을 증폭시켜 금리, 주가, 환율 같은 금융가격지표를 요동치게 하여 많은 사람들을 떨게 하고 있다. 그 혼돈의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위기가 위기를 낳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회가 기회를 잉태하는 모양새를 자주 볼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금리의 구조와 그 변화를 냉철하게 읽고 외면하지 않는 경제주체들에게는 국제금융시장의 급변동이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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