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넘어져야 하늘을 볼 수 있다

입력 2012-05-06 14:22 수정 2012-05-07 11:09
돼지는 넘어져야 하늘을 볼 수 있다

 나의 실패까지도 사랑하겠다

 니체는 절대긍정주의자다. 그는 부정 속에서 긍정을, 절망 속에서 희망을, 실패 속에서 성공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병균 속에서 치료의 백신을 찾아내듯 니체는 상처로부터 치료의 힘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외친다.

“그래, 올 테면 와봐라, 나의 운명이여! 나는 나의 고통과 나의 실패를 사랑하겠다. 거룩하게 긍정하겠다.”

니체에게 삶은 살아야 할지 말지를 선택하는 대상이 아니다. 거룩하게 긍정하는 그 무엇이다. 그는 어떤 운명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괴로워도 슬퍼도 그것이 내 운명이라면 기꺼이 사랑하겠다고 말한다. 그것이 니체의 운명애(Amor Fati)다. 한국 경영철학의 대가 윤석철 교수도 “생(生)은 명령이다 생존 경쟁이 아무리 어렵고 부조리가 난무해도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명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넘어질수록 더 강해져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우리의 삶은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굴곡의 연속이다. 실패와 성공,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혼돈과 질서, 불확실과 확실, 위기와 기회, 불안과 안정이 반복적으로 순환하며 굴러간다. 어두워야 밝음의 가치를 알 수 있고, 내려가야 정상의 기쁨을 갈구할 수 있으며, 실패해야 성공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어느 한쪽만을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도 없고, 뒤돌아서 외면할 수도 없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내 삶의 한부분이기 때문이다.

 




실패하라, 그리고 배워라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것은 죽음이고, 웃음을 값지게 하는 것은 눈물이고, 사랑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은 이별이다. 삶에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모든 경험은 인생에 관한 수업이다.”(《1cm》, 김은주) 성공을 값지게 만드는 것은 실패를 통해 깨달은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실패는 덮어두고 부끄러워해야 할 잘못이 아니다. 더 많이 드러내고 배워야 할 교훈이다. 똑같은 실패를 하고서도 누군가는 교훈을 얻어 성공의 발판으로 삼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좌절과 절망만을 느낀 채 헤쳐 나오지 못하고 더 깊은 수렁 속으로 침잠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수와 실패로부터 깨달음을 배우고, 똑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로 두려워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실패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것이다. 실수나 실패는 누구나 하지만, 실수나 실패로부터 누구나 배우지는 않는다. 위대한 성공의 뒤안길에는 언제나 무수한 실패의 얼룩이 점철되어 있다. 아름다운 성공의 무늬도 따지고 보면 좌절과 절망의 얼룩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 실패의 얼룩을 사랑하지 않고는 성공의 무늬를 가질 수 없다. 실패는 걸림돌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으면 자신의 정체성을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패를 통해 내 정체성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실패는 가능성의 한계를 체험하게 해준다. 한계에 도전하지 않고는 나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 도리가 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같은 실패를 반복한다는 것은,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같은 시도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패의 경험이 중요한 것은 이를 반복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는 데 있다.

“비록 많은 체험을 했을지라도 이후에 그것을 곰곰이 고찰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뿐이다. 어떤 체험을 하든지 깊이 사고하지 않으면,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설사를 거듭하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며 무엇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 《방랑자와 그 그림자》

정상적인 방법만 찾을 것인가

돼지는 평생 하늘을 볼 수 없다. 목뼈 구조상 일정한 각도 이상으로 고개를 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빠지는 것이다. 넘어지고 자빠지면 하늘이 보인다. 넘어지고 자빠져야 평상시 볼 수 없던 새로운 세계가 보이는 것이다.

정해진 길만 가면 정해진 것 외에는 볼 수 없다. 그 길에서 이탈해야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실패의 길도 걸어봐야 성공가도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인생의 장애물에 직접 부딪쳐보지 않고 정상에 도달한 사람은 없다. 남다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모두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역경을 극복하고 정상에 도달했다. 그들은 정상의 길만을 고집하지도 않았다. 때로는 비정상적인 길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도전을 감행했다. 어쩌면 상식을 따르지 않고 그 상식에 시비를 건 ‘몰상식’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자, 이제 우리도 상식에 시비를 걸자. 그리고 상식에서 벗어나 비정상의 길을 찾아 떠나자. 바로 니체처럼!

치료하는 힘이란 우리가 입는 상처에도 있는 법이다. 호기심이 강한 식자들을 위해 출처를 밝히지는 않지만 다음은 나의 오랜 좌우명이다. “상처에 의해 정신이 강해지고 힘이 회복된다.”

― 《우상의 황혼》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의 블로그:
http://kecologist.blog.me/70137520232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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