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행복의 함수

입력 2009-11-10 09:00 수정 2010-03-18 16:31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 세상에서 돈이 제일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돈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어떤 인사가 나중에는 목숨이 돈보다도 중요하다고 말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가 쌓아올린 부는 자랑이 아니라 어쩌면 오욕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돈을 많이 가진 만큼 사람들이 더 행복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인가? 국민소득이 높아졌는데도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왜 높아지지 않는 것인가? 거기다가 부자도 빈자도 모두 예외 없이 더 가지려고 안간힘을 쓰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져온 이 어려운 문제의 답은 아마도 한계효용체감(限界效用遞減) 법칙에서 상당부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물질은 한계효용이 영(零)이 되는 순간부터 더 이상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때에 따라서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소인배가 어울리지 않게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다가 그 자신도 결국 그 때문에 나락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누구나 다 아는 한계효용체감에 대해 생각해보자. 구슬땀을 흘리고 산에 올라가서 시원한 물 한 모금의 청량감은 더할 수 없이 크다. 하지만 물을 마실수록 상쾌함은 차츰 줄어들다 마침내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은 지경에 이른다. 억지로 더 마신다면  만족보다는 오히려 고통을 느끼고 배탈이 날 수도 있다. 이는 물의 한계효용이 제로가 되는 변곡점을 지나 마이너스가 되는 영역에 이르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모든 재화는 한계효용이 0 이 되는 순간부터 사용가치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그 이전에 한계효용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나누기 시작한다면 사회의 총효용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때로는 대지주의 쌀 백가마보다 소작농의 쌀 한 말의 효용가치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온다.

사자가 그리고 하이에나가 아무리 식성이 좋다 하여도 배가 부르기만 하면 더 이상 사냥을 중단한다. 그래서 많이 먹어 죽는 일은 동물의 세계에서는 없다고 한다. 사람의 경우에는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한계효용이 마이너스로 가는지도 모르고 계속하여 움켜쥐려다 불행을 당하기도 하여 "사람이 짐승보다 못하다"는 말이 가끔 나온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기 쉽다. 누구든 돈의 한계효용이 영이 되는 그 순간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남은 기간 나름대로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데 들어갈 비용이 얼마나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사회보장제도가 열악한데다가, 그리고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얼마를 저축하여야 미래에 고생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꾸려간단 말인가?
  생각건대, 미래의 경제적 안정이 대충 내다 보여야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결과적으로 노후에도 사회에 짐이 되는 일을 피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기에 상당한 재물을 모으고 무엇인가 여유를 생각하여야 할 시점에서도 사람들은 돈을 더 가지려고 안달하는가 보다.

  “뱁새가 큰 숲을 차지하였다 하더라도 정작 필요한 것은 오직 가느다란 나뭇가지 하나뿐이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큰 생각이 실천되려면 장자(莊子)의 오촌당숙 같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사회라야 가능하다.
  나는 그저 짐승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해본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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