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와 뜸부기가 만난 사건?

입력 2011-10-10 22:22 수정 2011-10-10 22:22


가장 높이 나는 ‘종달새’와
가장 낮게 기어 다니는 ‘뜸부기’는 만나야 됩니다! 

종달새는 새 중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라고 합니다. 가장 높이 나는 종달새는 먼동이 트기 전에 새벽이 오고 있음을 예견해줍니다. 가장 높은 곳에서 세상의 변화를 예견하고 그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멀리 볼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의 트렌드를 미리 읽고 트렌드가 몰고 올 변화의 파급효과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에 비해서 뜸부기는 가장 낮게 논 속의 벼 사이를 기어 다니면서 살아가는 새입니다. 그 울음소리도 구성집니다. 뜸북 뜸북~ 뜸부기는 석양의 어둠이 짙게 깔리기 전에 구성진 울음소리로 지금 밤의 어둠이 몰려오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가장 낮게 기어 다니면서 짙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뜸부기는 가장 낮은 곳에서 관찰한 어둠의 그림자를 예견하고 그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새라고 생각합니다.  

종달새는 가장 높이 날면서 먼 미래를 보고 뜸부기는 가장 낮게 기어 다니면서 어둠의 땅거미가 몰려오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가장 높게 나는 종달새와 가장 낮게 기어 다니는 뜸부기가 서로 만나는 것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종달새와 뜸부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울음소리에 신호를 담아 가장 높은 하늘과 가장 낮은 땅의 중간 지점이라고 생각되는 높은 나무위에서 만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두 마리의 새는 자신들이 이제까지 바라본 학자들의 모습을 이야기하기로 하였습니다. 결국 두 마리의 새는 약속대로 오랜 기다림 끝에 나무 가지 위에서 만났습니다. 자신의 관점에서 자기 주장만 펼친 나머지 상대방이 경험한 독특한 의견과 주장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는 곳이 전혀 다른 두 마리의 새가 만남으로써 각자가 주어진 위치에서 어떤 공부를 해야 될지를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던 의미 깊은 만남이었습니다. 또한 각자가 주어진 위치에서 그 동안 공부한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유하는 만남을 통해서 우리 현실을 변화 시키는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약속하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돌아온 종달새는 바다 건너 서구 선진국에서 새로운 이론과 전략을 무분별하게 도입해서 전하나는 학문적 수입 오퍼상을 경계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서구 사회의 전반적인 학문적 추세와 발전방향을 감지하는 안테나를 높이 치켜세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전반적인 사회변화 추세에 비추어 미래에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를 간파하고 예견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바람직한 방향성 탐색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학문적 먼동이 저 만큼 멀리서 터 오고 있음을 미리 알려주는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종달새는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늘 땅위의 뜸부기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지금 현실적 맥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감지하고 여기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전해줄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래의 트렌드는 내일(tomorrow)을 예측하는 가운데 찾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지금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실(today)에서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고 볼 때 미래의 트렌드도 미지의 세계에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지나온 과거를 추적해보고 지금의 현실을 냉철하게 둘러보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trend는 tomorrow에 있기보다는 today에 있습니다.

뜸부기는 종달새의 미래 투시적 사고와 선견력에 힘입어 보다 현실 밀착형 연구 활동을 전개합니다. 지금 연구자가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실 속에서 문제의식을 찾아내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방안을 찾아내는데 주력합니다. 지금 여기라고 하는 현실적 맥락성의 문제는 특수하기도 하면서 독특한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 건너 저 멀리서 수입된 담론의 섣부른 적용은 오히려 우리 현실을 왜곡하고 탈색시키며 각색해서 현실개혁의 방향을 혼미로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뜸부기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뜸부기는 늘 이 땅에서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떤 문제의식으로 무장해야 되는지를 끊임없시 스스로 성찰하면서 동료 학자들과의 학문적 연대망을 구성, 집단적 실천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노력을 전개합니다. 뜸부기의 문제의식은 학문적 사대주의에 사로잡힌 나머지 우리 것의 고유함과 특수성을 서구의 보편적인 틀에 비추어 해석하려는 수입 오퍼상의 한심한 노력을 비판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데 두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문적 사대주의에 사로잡힌 수입 오퍼상들은 항상 바다 건너 선진국의 학자들이 무엇을 쏟아내고 있는지를 보고 하루 빨리 우리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을 부추기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수입 오퍼상의 역할을 발휘하는 학문적 사대주의자들이 이 땅에 많아질수록 뜸부기는 밤잠을 설치면서 문제의식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갈자고 스스로 다짐하고 합니다. 뜸부기는 우리 현실에 근간을 두고 탄생하는 우리 특유의 학문적 이론개발이야말로 세계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종달새와 뜸부기가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면서...^^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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