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지 말고 물처럼 살자

입력 2011-06-26 14:14 수정 2011-06-26 14:14


물에게서 배우는 곡선철학: 물처럼 살아야 한다!

물이 바다라는 꿈의 목적지를 향해서 소리 없이 유연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곡선형 인간도 물처럼 살아가는 인간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무위자연(無爲自然)과 더불어 노자 사상의 핵심에 해당하는 상선약수는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조화와 협동, 공생과 공동체 의식으로 세상을 부드럽게 감싸안으면서 바다로 흘러간다. 물은 헌신, 봉사, 의무감으로 무장해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가장 낮은 곳에 머문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소룡도 무술은 물 흐르듯이 거침이 없어야 한도 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물이란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장애물이 있으면 피해 가기도 하지만, 어느 곳이든 빈틈없이 파고든다. 즉 온화하고 느린 듯 하나 미끄러지듯 유연하며 끊김 없이 일정한 속도로 이어진다. 변화무쌍하면서도 거침없이 흐르는 물의 철학, 바로 그 기저에 상선약수의 철학이 있는 것이다. 상선약수의 철학을 믿는 사람이 바로 곡선형 인간이다. 곡선형 인간은 물에게서 살아가는 자세와 태도, 가치관과과 인생철학을 배운다.

첫째, 물은 겸손하다. 물은 남들이 가장 싫어하는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른다. 물은 더러운 오물을 만나 정화시키고, 지저분한 곳에 다가가 자신을 버리고 상대를 맑게 해준다. 물은 결국 바다로 흘러간다. 바다가 세상의 모든 물을 다 받아줄 수 있는 원동력은 가장 낮은 곳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세상의 모든 오물을 받아주면서 불평불만을 터트리지 않는다. 묵묵히 포용할 뿐이다. 물은 내려감이 올라감임을 잘 알고 있다.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야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곧 자신을 높이는 것임을 물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물은 끊임없이 자기를 낮춘다. 낮은 곳을 향하여 흘러가는 물에게서 인간은 겸손함을 배워야 한다. “낮은 데로 향하소서”라는 철학을 실천하는 물에게서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는 자세를 배워야 한다.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아픔을 알아야 한다. 아픔은 높은 곳에 앉아서 관망해서는 이해되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깊은 관심과 애정 없이는 상대를 알 수 없다. 물은 우리에게 한 없이 낮아지라고 충고한다. 물에게서 배울 수 있는 미덕중의 미덕이 바로 겸손이다.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된 사람, 아픈 사람, 상처받은 사람을 감싸 안는 하방연대야말로 가장 강력한 연대다. “다수의 힘없는 연대가 소수의 힘 있는 연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먼저 약한 사람이 그 수에 있어서 다수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강자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것은 그가 지배하는 약한 사람들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강자의 힘은 그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地位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힘은 원래 약자의 것이지요”(p.288). 신영복 교수의 ‘강의’에 나오는 말이다. 물이 바다로 흘러가서 만드는 연대망, 하방연대야 말로 가장 오래가고 강력한 연대망이다. 아래로 갈수록 힘은 약하지만 숫자는 다수다.

둘째, 물은 여유가 있다. 물이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기다렸다가 앞으로 나아간다. 물은 서두르지 않는다. 오늘 할 일을 못했다고 조급해하는 인간과는 대조적이다. 물은 궁극적으로 바다에 도달해서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꿈을 갖고 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는 바다의물이 수증기로 변해서 올라간 물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 위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궁극적인 꿈의 목적지, 바다에 이르러 하늘로 올라가는 꿈은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매일 흐르는 물에게는 오늘 도달할 곳과 내일 도달 할 곳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오늘 흘러가지 못하면 참고 기다리다 때가 되면 다시 흐른다. 물은 빠르게 흐를 때도 있고 천천히 느긋하게 흐를 때도 있다. 좁은 길을 만나면 물살이 빨라지고 넓은 강을 만나면 산천초목을 다 굽어보면서 유유자적 흘러간다. 수심이 얕고 물길이 좁은 곳에서는 요란한 소리를 내지만 수심이 깊고 넓은 곳에서는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다. 물이 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은 비록 오늘 달성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목적지를 잃어버리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흔들린다고 ‘목적’까지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다. 오늘 달성하지 못한 목표는 내일 달성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목표를 통해서 달성하고 싶은 목적을 잃지 않는 자세다. 물은 그것을 알고 있다. 곡선형 인간도 물처럼 여유를 갖고 천천히 흐르지만 자신이 무엇을 위해 왜 사는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

셋째, 물은 유연하다. 물은 자신을 상대에게 맞춘다. 물은 가방처럼 상대를 자신에 맞출 것을 요구하지 않고 보자기처럼 자신이 먼저 변해서 상대를 끌어안는다. 물은 어떤 모습으로든지 변화될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꾸면서 바다로 흘러간다. 물은 네모로 들어가면 네모로 변하고 세모로 들어가면 세모로 변화된다. 둥근 웅덩이로 들어가면 둥글게 변하고 가파른 계곡을 만나 숨 가쁘게 달리기도 하고, 아스라한 절벽을 만나면 과감하게 뛰어내려 아름다운 폭포를 만든다. 아래로 떨어진 물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아래로 빠르게 흐르다 너른 평지를 만나면 유유히 아래로 흐른다. 산이 가로 막으면 멀리 돌아서 가고, 바위를 만나면 자신을 나누어 비켜간다. 물은 이처럼 주위 환경에 따라 자신을 맞춰가면서 부드럽게 흐른다. 유연하게 흐르지만 때로는 엄청난 힘으로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바다를 향해 말없이 흘러간다. 주어진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자신의 꿈과 비전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간다. 아래로 흐르다 장애물에 부딪히면 걸림돌로 삼아 다시 아래로 흐른다. 장애물 앞에서는 먼저 굽히고 휘어진다. 보자기처럼 자신을 낮춰 상대를 끌어안는다. 물은 그 어떤 외부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융통성이 뛰어나다. 유연함과 부드러움이 결국 가장 강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넷째,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물은 모든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갈 길을 간다. 사람은 물론이고 모든 생명체에게 물은 없어서는 안 되는 자연이 준 선물이다. 물은 비천한 곳으로 흘러가 귀중한 존재로 만들어주고, 소외된 곳으로 찾아가 꿈과 희망을 준다. 메마른 논밭에 내리는 비는 모든 농작물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요, 건조한 대지에 내리는 비는 타는 목마름을 달래주는 갈증 해소제다. 물은 언제나 자신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살아간다. 대세를 거스르지 않고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세상의 흐름과 함께 유영(遊泳)하는 것이다.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다투지 않고 모든 것을 포용하면서 만물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고로 지극한 선은 물과 같다는 성선약수가 현대인들이 배워야 할 교훈이다. 물은 흘러가면서 그냥 흘러가는 것 같으면서도 삼라만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자양분을 제공한다. 물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물이 없으면 모든 생명체가 자랄 수 없다. 물은 이처럼 낮은 데로 흘러가면서 만물에게 아낌없이 주고 간다. 계산하지 않고 이해타산과 득실을 따지지 않는다. 우선 먼저 주고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물은 give and take가 아니라 give and give의 철학을 지키면서 살아간다. 물은 마침내 바다에서 모두 만난다. 세상의 모든 물이 마침내 바다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모든 물이 바다에서는 하나가 되어 춤을 춘다. 바다의 물은 이제 뜨거운 태양볕 아래 바람을 벗 삼아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거기서 갖가지 형상의 구름으로 변신한다. 지상에서 천상으로 승천하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 갈등과 반목보다 조화와 융합, 시기와 질투보다 인정과 배려, 질책과 괄시보다 칭찬과 격려가 아름다운 곳, 바다는 바로 경험과 배경, 신념과 가치관이 다른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꿈을 향해 춤을 추는 희망의 공연장이다.

출처: 곡선이 이긴다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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