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의 자리잡기 요령

입력 2011-06-18 21:55 수정 2011-06-18 22:00


느낌으로 배운다!
지하철에서 자리을 잡으려면 느낌을 믿어라!

 

지하철을 타는 순간 가장 먼저 취하는 행동은 빈자리가 있나 없나를 확인합니다. 만약 빈자리가 없으면 금방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 서 있습니다. 문제는 누가 금방 내릴지를 순식간에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누가 금방 내릴지의 여부는 머리로 알기 전에 가슴으로 먼저 느낍니다. 앎이 오기 전에 느낌이 먼저 옵니다. 대상에 대한 느낌은 대상에 대한 앎보다 먼저 옵니다. 느낌은 언제 오는가? 그 동안의 경험이 축적되어 한순간에 다가옵니다. 예를 들면 금방 내릴 것 같은 사람은 주로 노선도를 확인하거나 보던 책을 덮고 가방을 챙긴다든지 아니면 뭔가 행동거지나 표정이 불안합니다. 이렇게 아무런 의미 없이 발생하는 산만한 현상을 데이터라고 합니다.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느낌이 옵니다. 데이터의 논리적 조합이 순식간에 일어나면서 미래 현상에 대한 어렴풋하지만 나름의 확고부동한 신념이 결부된 느낌이 다가옵니다. 

아무런 의미 없이 발생하는 산만한 현상인 데이터를 조직화․구조화․체계화시키면 정보로 바뀝니다. 데이터보다 정보는 더 강력한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그만큼 정보가 데이터보다 미래 현상을 예언할 수 있는 힘이 큽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금방 내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사람 앞에 가서 서 있어야 합니다. 저의 예측대로 금방 내릴 것 같은 사람이 다음 역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앉으려고 하는 순간에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금방 내린 좌석의 바로 옆 자리에 있는 사람이 순식간에 자리를 옆으로 옮겨 빈자리를 차지하고 본인 앞에 서 있었던 친구를 자기 자리에 앉혔습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현상이 눈앞에서 펼쳐진 것입니다. 삶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으며 계획대로 순조롭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과거 경험상 금방 내릴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사람 앞에 서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자리를 못 앉게 되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정보를 실제 문제 상황에 적용해서 실패했습니다. 자리에 못 앉게 된 사유는 빈자리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바로 옆자리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정보를 실제 상황에 적용했지만 저는 실패했습니다. 저의 느낌대로 되지 않는 현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반증(反證)입니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실력을 키워나갑니다. 진정한 실력은 색다른 실패 경험을 통해 생깁니다. 색다른 실패는 색다른 실력을 쌓아주는 원동력입니다. 한 번의 실패를 통해 저는 반성하고 성찰합니다. 자리를 잡는데 왜 실패했을까? 생각하면서 제가 취했던 행동을 분석해보고 다음에 자리를 반드시 차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반성해봅니다.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전의 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다음부터는 금방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 서 있되 이전과는 다른 자세로 서 있습니다. 금방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서 약간 사선으로 서 있습니다. 금방 내릴 것 같은 사람이 어느 쪽으로 내릴지 그 방향에 따라서 제가 서 있는 모습을 결정합니다. 보다 빨리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자세로 제가 서 있는 방향과 각도를 조정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존 정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하면서 몸에 각인되는 과정에서 지식이 탄생합니다. 지식은 정보를 실제 적용하면서 체화되는 과정에 탄생합니다. 이런 지식은 정보보다 미래 현상을 예언할 수 있는 파워가 더 커집니다. 

이렇게 정보에 나의 체험적 깨달음과 느낌이 추가되면 비로소 정보는 지식으로 전환됩니다. 이런 지식이 계속 축적되는 가운데 지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지혜는 육감이자 영감이며 통찰력이자 직관력입니다. 굳이 조목조목 따지고 분석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고도의 안목이자 혜안입니다. 지혜를 쌓은 사람은 이제 지하철이 잠시 후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을 들으면서 지하철이 역에 들어오는 소리를 유심히 듣고도 대강 몇 번째 칸에 빈자리가 많을 것이라는 뛰어난 육감을 발휘합니다. 이것이 지혜의 무서운 예언력입니다. 지혜는 지식에서 나오고 지식은 정보에서 나오며 정보는 데이터로부터 생깁니다. 지혜가 생기는 연쇄고리에 문제상황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논리적 설명력도 관여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느낌입니다. 최고의 앎은 느낌으로 아는 것입니다.

 출처: http://kecologist.blog.me/70111546804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트위터: http://twtkr.olleh.com/kecolo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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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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