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그것이 궁금하다

입력 2011-02-08 18:33 수정 2011-02-08 18:33


버킷 리스트? 그것이 궁금하다 




버킷리스트는 달성하고 싶은 꿈의 목록이다. 행복은 행복을 목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며,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어떤 일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속에서 행복은 스며들어오는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뭔가를 하기보다 뭔가를 하다보면 행복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행복으로 가는 여정은 그래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직선주로보다 에둘러 돌아가는 우회도로에 더 많이 스며든다. 행복은 거창한 목표를 성취하는 것보다 평소 하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꾹꾹 눌러 놓은 작은 일들을 실천하면서 찾아온다. 꿈은 처음부터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꿈은 지금 이 순간 눈으로 볼 수 있는 무엇인가를 실천하면서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실천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이 행복감이다. 행복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확실한 방법은 이것저것 해보는 방법이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하다보면 내안에 꿈틀거리는 욕망의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그 욕망의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다.  

버킷 리스트는 더불어 살아가는 희망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서 행동으로 옮기는 아름다운 실천이다. 행복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찾아온다. 내가 추구하는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함을 초래하거나 폐해를 끼친다면 나의 행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을 때처럼 행복할까.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 격려와 배려, 헌신과 봉사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을 얼마든지 살만한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 나누고 봉사하는 삶을 살기 위한 작은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할 때 세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런 희망 사항이 버킷 리스트에 들어있고, 그것을 조금씩 실천해나갈 때 나는 물론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비결이 아닐까. 이런 점에서 버킷 리스트는 단순히 나의 이익과 행복만을 추구하는 자기만족을 위한 실천이라기보다 남을 위한 봉사와 사랑이라는 숭고한 정신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꿈은 누군가에게 꾸어오는 것이다. 신영복 교수님의 말씀이다.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는 것도 일차적으로는 나의 꿈을 실현하는 행동이지만, 나의 꿈은 또 누군가의 꿈이 된다. 

버킷 리스트는 스스로 하겠다고 다짐한 약속목록이다. 버킷 리스트는 내가 하겠다고 결심하고 언제까지 하기로 결정한 약속목록이다. 약속은 신뢰라는 그릇에서 자란다. 약속한 일을 하지 않으면 신뢰라는 그릇은 깨진다. 깨진 그릇 안에 약속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약속은 스스로 하겠다고 다짐한 약속이다. 자신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다. 자신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했던 약속을 어겨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약속은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실천하지 못하는 약속, 실천하지 않는 약속의 남발은 신뢰라는 그릇을 깨뜨리는 주범이다. 그래서 버킷 리스트는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이기도 하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의 목록이기도 하다.

버킷 리스트는 이제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도전 목록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도약할 수 없다. 도전을 멈추는 순간 삶은 거기서 끝이다. 남다른 도전만이 남다른 도약을 할 수 있으며, 남다른 도약이 남다른 성취를 가져온다. 경계를 넘어서 본 사람만이 경계너머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한 번도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알 수 없다. 버킷 리스트는 경계를 넘어 한계에 도전해보겠다는 나만의 도전계획서다. 시도해보기도 전에 ‘~ 때문에’ 안 된다고 핑계를 대면서 자기 합리화를 찾는 사람은 버킷 리스트를 절대로 구현할 수 없다. 오히려 버킷 리스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는 ‘~덕분에’ 오히려 내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도전목록이다. 사람은 저질러 본 것보다 저지르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 더 많이 후회를 한다. 해보고 나서 후회하면 다른 방법으로 도전할 수 있는 묘안을 찾을 수 있다.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사람에게는 남 다른 도전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버킷 리스트는 감탄사 모음집이다. 버킷 리스트는 내가 하면 신날 것 같은 일들이다. 웬지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일들이 버킷 리스트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행복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성취하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감탄사에 비례한다. 행복은 추상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다. 원대한 꿈과 이상적인 비전만으로는 인간은 행복해지지 않는다. 작은 일이라고 할지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발견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게 행복이다. 지금까지 실천하면서 성취했던 버킷 리스트와 버킷 리스트를 달성하면서 표현한 감탄사만큼 행복도 찾아온다. 감탄사는 해보고 싶어서 간절히 갈구했던 일을 실제로 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때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감동적인 느낌의 언어다. 그런 감동적인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내 생각이나 의견과 공감되는 체험적 이야기를 누군가 할 때 나도 덩달아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버킷 리스트는 내가 느끼는 감동적인 체험목록이자 다른 사람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다. 버킷 리스트를 달성하면서 느낀 나만의 체험적인 스토리라야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움직여야, 즉 감동(感動)하면 행동(行動)한다.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면서 느낀 누군가의 감동적인 체험적 스토리는 누군가의 꿈의 목록이 될 수 있다. 

버킷 리스트는 나의 체험적 스토리 모음집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나 둘씩 실천하면서 나만의 체험적 스토리가 생긴다. 체험적 스토리에는 도전하면서 직면했던 걸림돌과 장애물, 실패와 좌절, 절망과 고뇌, 도전 여정에서 배운 교훈과 각오가 살아 숨 쉰다. 지금까지 시도했던 버킷 리스트에 담긴 숱한 사연을 엮어보면 그게 바로 나의 역사가 된다. 즉 내가 시도하면서 보고 느끼고 체험했던 버킷 리스트에 담긴 스토리(story)가 나의 히스토리(history)가 된다.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면서 쌓인 나만의 체험적 스토리가 모이면 그것이 내 삶의 히스토리가 되고, 결국 히스토리를 반추해보면 그게 바로 내가 살아온 나만의 삶의 방식(My Way)이 된다. 내 삶을 바꾸려면 결과적으로 나의 버킷 리스트를 바꾸고 실천하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체험적 스토리라야 나도 감동하고 다른 사람도 감동시킬 수 있다. 내가 감동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감동시킬 수 없다. 감동적인 경험을 많이 해본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확률이 높다.  

버킷 리스트는 결국 나의 인생 교훈집이 된다. 배움은 실천을 통해서 완성된다. 다른 사람의 사상이나 이론도 내가 직접 실천하지 않으면 나의 것이 되지 않는다. 손과 발을 움직여 직접 실천하다보면 생각대로 풀리지 않거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고 많다.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기대만큼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일도 많다. 시도했다가 처절하게 무너질 수도 있다. 사람은 얼마든지 넘어질 수도 있고 자빠질 수도 있다. 절망해본 경험이 있어야 희망의 소중함을 알 수 있고, 넘어져 본 아픔이 있어야 성공의 기쁨의 주는 소중한 교훈을 알 수 있다. 계획대로 풀리지 않거나 예기치 못한 변수로 인해 실패했을 때 가장 의미심장한 학습이 일어난다. 이렇게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다보면 욕심만 앞서서 잘못 설정한 꿈의 목록을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초기에는 미처 몰랐던 나의 욕망의 물줄기를 찾아 새로운 버킷 리스트가 추가될 수도 있다. 이런 저런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면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의미심장한 버킷 리스트가 새롭게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버킷 리스트가 예정대로 어떤 어려움도 없이 쉽게 실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미래와 버킷 리스트가 실현되는 주어진 여건이 불확실하기에 미지의 세계가 더 궁금한 법이며, 더 재미가 있는 법이다. 불확실한 상황이 만드는 불안감과 긴장감 속에서 더 의미심장한 버킷 리스트가 하나 둘씩 구현될 때 그 기쁨은 배가되고 깨닫는 교훈도 그 만큼 커질 것이다. 

버킷 리스트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버리는 내려놓음 목록이다. 버킷 리스트는 하고 싶은 일을 채우는 일이기도 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버려야 채울 수 있고, 내려놓아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정작 소중한 나의 버킷 리스트를 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하고 싶지 않은데 어떨 수 없이 해야 되는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한 삶이 될 수 없다. 행복은 그래서 욕망의 물줄기를 쫓아 새로운 일을 추구하고 채우는 가운데에서 오지만, 하기 싫은 일을 포기하거나 버리는 가운데에서도 찾아온다. 너무 많은 것을 하려다 정작 소중한 것을 하지 못해서 후회하거나 마음 상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하면서 급한 수많은 일들을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쫓겨 속전속결로 처리하다보면 일을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과거보다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추진하면서 느끼는 성취감을 느끼기보다 심각한 스트레스나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버리고 내려놓고 덜어내면 오히려 홀가분해진다. 버킷 리스트는 이제까지 해보지 않은 일을 추가하는 ‘플러스 리스트’이기도 하지만 이제까지 해온 일을 버리거나 그만두는 ‘마이너스 리스트’이기도 하다.

-이 글은 버킷리스트: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한경 BP 출간)이라는 책의 일부입니다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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