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거사(隱遁居士)와 무림지존(武林至尊)의 차이

입력 2010-01-24 13:42 수정 2010-01-24 13:42


은둔거사(隱遁居士)와 무림지존(武林至尊)의 차이

세상에는 네 가지 인재상이 있다. 첫 번째 인재상은 전문성의 깊이도 넓이도 없는 초보자에 해당하는 하수나 꼬봉이다. 갖고 있는 지식도 쉽게 말이나 매뉴얼 형태로 표현될 수 있는 명시적 지식(Explicit Knowledge)이 대부분이다. 어떤 과제에 필요한 지식이나 지식의 원천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그 과제를 추진하는지를 모르는 상태다. 한 마디로 똥오줌 못 가리는 상태다. 교과서적 지식을 곧이곧대로 암기하고 갈등이나 논쟁의 여지가 없는 지식을 단순히 흡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토론이나 논쟁을 싫어하고 사실적 정보나 타인의 지식을 무조건 믿는 성향이 있다. 두 번째 인재상은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전문가다. 전문가는 자기 전공 분야 이외에는 관심이 없고 타 분야를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은 자신의 전문성의 깊이를 심화시키는 데에는 방해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은둔거사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한 분야만을 깊이 있게 파고들기 때문에 좌정관천의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그 것밖에 모르는 또는 전문적으로 문외한인 사람이 바로 전문가라는 비난을 받기 쉽다.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은 깊이는 없지만 폭 넓은 다양한 지식을 갖고 있는 잡사(generalist)다. 여기서 잡사는 엄밀히 말해서 잡사(雜事)다. 이것저것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정적인 한방을 몰라서 전문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다. 잡사(雜事)는 자신이 어떤 분야에 적성이 있는지 아직 잘 알지 못하며 세상의 오만가지에 관심이 있지만 한 단계 깊이 파고드는 집요함과 끈기가 부족한 사람이다. 살아있는 체험을 통해서 내면화 지식을 갖고 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다양한 정보를 편집, 마치 자기 지식인 것처럼 포장하는 데에는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 그래서 잡사(雜事)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은 단편적 명시지가 대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전문적 지식을 깊이 있게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해당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지식을 폭넓에 알고 있는 무림지존, 오야봉, 고수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이들이 여기까지 오는 트랙은 두 가지 트랙이 있을 수 있다. 즉 전문가에서 넓이를 확장시켜온 SG(Special Generalist)가 되는 길과 잡사에서 깊이를 심화시켜온 GS(General Specialist)가 되는 길이다.

진정한 잡사는 십자 지르기의 명수다.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체득하기 위해서 세로 지르기를 부단히 전개함은 물론 외골수나 좌정관천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가로 지르기를 통해 폭넓은 식견과 안목을 갖추는 데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결국 잡사는 가로지르기와 세로 지르기를 융복합시키는 십자지르기의 명수다. 그래서 21세기의 인재상을 GS 또는 SG라고 한다. GS나 SG는란 한 마디로 전문가이면서 일반적으로 다른 분야에 폭 넓은 식견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잡사(雜師)다. 잡사의 경쟁력은 머리로만 알고 있는 지식수준과 양에 있지 않고 상대방의 가슴을 때릴 수 있는 사례중심의 지식과 스킬을 실제로 적용해서 모종의 변화를 야기시킬 수 있는 임상지(Field Knowledge)의 양과 수준에 있다. 임상지는 현장지식이다. 지식창출의 근거지가 실천현장에 있으며,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의 과정을 통해 창출된 지식을 일정한 논리적 개념체계에 따라 육화(肉化)시켜내는데 잡사의 경쟁력이 있다. 잡사의 경쟁력은 육화된 지식의 깊이와 넓이, 체험을 통해서 깨달은 노하우의 설득력에 있다.

잡사는 어려운 얘기도 다양한 메타포와 일상적 삶속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예화와 사례를 동원하여 쉽게 풀어내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난해한 내용으로 가득한 책이나 논문도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해낼 수 있는 탁월한 개념화 능력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실제 현장에 적용되어 일정환 효용가치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복안과 대안을 보유하고 있다. 아무리 심오한 의미와 높은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이를 적용하여 실천현장의 모종의 변화를 야기시킬 수 없거나 이해하기 어려워서 도저히 무슨 의미인지를 간파할 수 없다면 그 내용은 무용지물이다. 잡사의 경쟁력은 바로 이러한 난해한 내용을 범상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설득력에 있다. 잡사는 한 번에 한 가지 일만을 처리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일을 자유롭고 여유롭게 해결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Multi-Tasking능력 또는 바닥을 한 번 때려서 여러 장의 피를 가져올 수 있는 일타다피(一打多皮)의 고스톱전략을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보통 하수는 여러 번 바닥을 때려서 한 번에 한 장씩 화투장을 가져온다. 고수는 이것도 하면서 저것도 동시에 하는 겹눈형 사고, 즉 복안(複眼)을 갖고 있다. 나아가 잡사는 수많은 일 가운데 무엇을 먼저 해야 되는 일의 우선순위를 빠른 시간 내에 의사결정해서 과감하게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kecologist?Redirect=Log&logNo=70060364477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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