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능통’에 이르는 길입니다

입력 2010-01-16 16:24 수정 2010-01-16 16:34


‘소통’과 ‘능통’: ‘소통’이 ‘능통’에 이르는 길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유독 천재적인 기질과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는 그림뿐만 아니라 예술, 수학, 물리, 천문, 식물, 해부, 토목, 기계, 군사 등 세상의 모든 것에 천재적인 기질과 재능을 발휘했다. 그야말로 그는 닥치는 대로 세상의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평생 동안 놀이를 즐기는 영원한 어린 아이였다. 어린 아이는 어리석은 아이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어리석어 보이지만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이 어리석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 아이의 마음속에서 자라는 어리석음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다. 호기심은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지는 마음이다. 물음이 있어야 답이 나온다. 나이가 들면서 물음이 없어진다. 궁금한 게 없어지고 당연히 그렇고, 원래 그렇고, 물론 그래서 물음을 이제 서서히 없어지기 시작한다. 물음이 죽으면 호기심도 죽는다. 엉뚱한 질문, 바보스러운 질문, 멍청한 질문이라고 생각되는 물음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출발점이다. 다른 물음이 다른 답을 찾게 해준다.

다빈치는 언제나 모든 것에 물음표를 던지고 메모하면서 남다른 문제의식을 갖고 살았다.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과 꺼지지 않는 열정이 남다른 발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남다른 발상은 남다른 질문에서 나온다. 남 다른 질문으로 생긴 남다른 발상이 구체적인 창조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남다른 관심을 갖고 낯선 자극에 의도적으로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 여기서 낯선 자극은 남들이 읽지 않는 책, 남들이 가보지 못한 길, 남들이 보지 못한 영화, 남들이 만나지 않았던 사람, 남들이 무심코 지나친 일상을 남다르게 관찰하는 관심이다. 마음 속에 궁금한 것이 많은 사람, 호기심이 넘쳐흘러서 주체할 수 없는 사람이 해박한 식견과 안목을 갖게 된다. 호기심은 새로운 분야는 물론 익숙한 분야를 남다르게 바라본 사람이 그 분야를 알고 싶어서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다. 호기심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지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분야에 대한 지적 탐구 욕구다. 즉 뇌가 지식결핍을 느껴서 외부에서 새로운 지식을 요구하는 일종의 신호다. 보통 사람들이 호기심이 없는 이유는 알고 싶은 욕구가 없거나 뇌가 언제나 평형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뇌의 평형상태를 깨뜨려야 뇌는 평형상태를 회복하기 위해서 비로소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찾는다.

다빈치는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했던 사람이다. ‘공상’(空想)과 ‘망상’(妄想)이지만 엉뚱한 ‘발상’(發想)을 통해 상상력(想像力)을 발휘하고, 자신이 꿈꾸는 ‘이상’(理想)을 위해 언제나 암중모색(暗中摸索)하고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호시탐탐(虎視耽耽) 기회를 엿보면서 좌우지간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시행착오(試行錯誤)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런 과정과 와중에 다빈치는 잡다할 정도로 산만한 지식에 관심을 갖고 보통 사람이 넘보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식견을 갖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이 그렇게 광범위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갖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다.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능통한 슈퍼맨을 기대하기에는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다빈치처럼 세상의 모든 분야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안목을 지닌 천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빈치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와 비교해볼 때 세상은 너무나 복잡해졌고 그 만큼 세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지식도 방대해졌다. 특히 전문 분야와 전문 분야별 지식이 폭증하는 오늘날과 같은 시기에는 르네상스 시대의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처럼 한 사람이 방대한 분야를 섭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문분야의 폭과 깊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확장․심화되고 있어서 한 사람이 다빈치처럼 모든 분야에 걸쳐서 해박한 지식을 갖기에는 역부족이다.

자기 전공을 공부하면서 남 다른 관심으로 인접 유관 분야에 대한 식견을 폭넓게 갖기 위해서는 혼자 모든 분야를 섭렵하는 노력보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 소통하는 방법이다. 즉 모든 분야에 능통하기에는 역부족이니 각자의 분야에 능통한 사람과 부단히 대화를 통하는 방법이 좌정관천(坐井觀天)형 지식인의 길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따라서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전문지식이나 다른 분야에 대한 식견을 융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와 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계기를 만들어가 가는 것이다. 한 마디로 소통채널을 다변화시켜 다양한 사람들과 의도적으로 만나서 내가 갖고 있지 않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추세와 동향을 들어보고, 그것이 내가 전공하는 분야와 어떤 관련성과 시사점을 던져 주는지를 끊임없이 생각해보는 것이다. 즉 소통이 능통을 가져온다.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능통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와 소통하는 방법이야말로 편협된 생각과 자기 전공의 깊이에 빠져 다른 세상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융합 시대’를 이끌어 갈 ‘소통의 기술’이라는 칼럼(참고: 동아일보 2006년 1월 6일)을 쓴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오세정 교수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처럼 전문성을 갖추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면서 ‘소통의 기술’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같이 모여 토론하면서 중요한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공동으로 찾아가는 연구풍토가 활성화될 때 자기 분야에 갖혀 사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능통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는 있다.

출처:
http://blog.naver.com/kecologist

유영만, 지식생태학자/지식산부인과의사, 청춘경영 저자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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