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서.

입력 2006-12-18 01:14 수정 2006-12-18 01:14
저와 비슷한 세대라면 ‘사선에서’라는 제목에서 1993년 개봉한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on Eastwood )의 영화가 떠오를 것입니다.

 

경호원 프랭크는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휩싸여 방황하다 가정까지 잃습니다. 그는 다시 대통령의 경호원으로 복귀하였고, 결국은 몸을 던져 암살범의 총탄을 막아 내고야 맙니다.

 

대통령이든 친구든 평소에 그들의 옆을 지키기는 쉽습니다.

같이 손을 흔들어 준다거나 가벼운 농담이나 칭찬의 말을 해주면 됩니다. 가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식사를 같이 하기도 합니다. 밤새 술을 마시거나 대화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옆을 지켜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프랭크처럼 총탄이 날아오는 것을 알고 몸을 던져 막기란 생각만큼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어려운 상황을 만나 고민 끝에 도움을 청해도 선뜻 손을 내미는 사람역시 많지않습니다.

어쩌면 마음은 굴뚝 같지만 자신의 상황도 어려워서 도저히 못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경제적인 요청이라면 가정이 있는 사람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또한 사람은 물에 빠진걸 건지면 보따리를 달라고도 하고,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상대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정중히 거절하는 법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에 빠진 사람에게 기분 좋은 거절이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나 표현도 결국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울 때 친구를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몸을 던져 주거나, 당장 은행가서 대출이라도 받아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으십니까.

물론 그런 사람을 얻으려면 자신 또한 그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면 안 도와주는 것과 못 도와주는 것은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안도와 주었다고 해도 친구는 친구입니다.

다만 힘든 상황을 제외한 상황들에서 친구입니다. 그 친구들도 물론 소중합니다.

 

여러분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프랭크처럼 몸을 던지지는 않더라도, 매서운 바람이 불 때 손을 잡아줄 친구가 얼마나 있습니까.

 

지금 몇몇의 얼굴이 떠오른다면 하늘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멋지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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