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서자.

입력 2006-08-14 10:01 수정 2006-08-14 10:01
어린 시절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보낸 시간 또한 많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해도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들과 함께 누비고 다니던 고향에 나무 한그루, 돌 하나도 제 손과 발에 닿지 않았던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자 다른 사람과 함께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어지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같이 줄어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었고, 하교하면 아르바이트하고 늦게 돌아오는 대학생이었으며, 대도시로 나가서 자취하는 직장인이었습니다.

 

10년 넘는 세월을 집을 떠나 살다가 최근에 다시 집에서 지내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 큰 아들인데도 여전히 귀가 시간이 늦으면 구박을 받는 그 자리로 돌아온 것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혼자 살던 자유로움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지만, 어머니의 익숙한 요리와 아버지의 어설픈 농담을 즐길 수 있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한 달에 한번정도 오는 동생과도 되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고 했습니다. 언젠가는 두분 모두 제 곁을 떠나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언젠가는 떠날 것입니다. 한번뿐인 삶에 부모와 자식으로, 형제로, 부부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만큼 특별한 것도 없습니다.

 

"병원에서는 잘 나가는 자식 둔 부모가 오히려 불쌍해요. 자식들이 해외에 나가 있거나 너무 바빠서 부모가 아파도 오지도 못하더라구요."

아는 분이 같이 식사하다 꺼낸 말이었습니다.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평소에 공기와 물의 소중함을 모르듯 가족이나 친구도 서로의 존재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비로소 느끼게 됩니다.

 

물론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저는 다시 집을 떠나 살게 될 확률이 큽니다. 하지만 집에 있는 동안은 한번이라도 더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고, 한마디라도 더 아버지와 대화를 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금 보내고 있는 몇 년이 제게는 두고두고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분명히 제가 집을 떠나 더 많은 돈을 벌고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줄 것입니다.

 

더 멀어지거나, 아주 늦어지기 전에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배우자에게 다가서십시오.

그들은 항상 우리 옆에 있습니다. 꼭 대화를 하거나 어디를 같이 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같이 앉아서 밥을 먹고 TV를 보더라도 충분히 서로의 존재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한번이라도 더 그런 시간을 가집시다.

자신 있게 말씀 드리지만 이것은 중요합니다.

아주 중요합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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