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같다.

입력 2006-03-06 00:24 수정 2006-03-06 00:24
특히 아들들이 어려서 아버지의 사랑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애정표현이 자연스러운 부모를 둔 어린 아이들은 좀더 일찍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들은 보통 애정표현 보다는 야단을 잘 치고 무뚝뚝합니다.

 

게다가 아들들은 많건 적건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사춘기를 전후하여 특히 아버지와 더 자주 마찰을 갖기도 합니다.

어릴 때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크고 힘세며 모르는 것이 없어 보이던 남자였습니다. 아버지의 행동을 흉내내고 다른 아이들과의 다툼에서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형이나 아버지였습니다. 자라면서 그 남자는 고집 불통에 멋을 모르고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툭하면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어머니와 다투고 집안을 담배 연기로 채우기도 합니다. 그는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고 휴일이면 종일 잠만 자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뉴스만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초저녁에 본 뉴스를 또 보고 또 보는 사람이 아버지입니다. 때로는 소리를 지르고 때리기도 해서 아버지가 화가 났다 싶으면 미리 도망가는 것이 상책인 경우도 많습니다.

 

어린 아들들이 제일 많이 하는 생각 중에 하나가 나는 어른이 되어도 술과 담배를 하지 안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랬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이를 들면서 그토록 아버지가 하면 싫던 일들을 자신이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깨 무거운 일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에 남들에게 외모도 아버지와 똑같이 닮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거울에서 보게 됩니다. 아들들 뿐만 아니라 딸들도 같은 경험을 할 것입니다.

 

세상에 나와 나름대로의 삶을 개척하고 이루고자 하는 뜻을 펼치느라,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시간만큼을 혼자 보내고 나면, 어느 순간 아버지가 늙고 힘없음을 보게 됩니다. 자신도 어린시절의 아버지처럼 여유 없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 아버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깨닫는 나이가 된 것입니다. 아버지가 얼마나 강하고 대단한 사람이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그가 이루어 놓은 만큼 자신도 이룰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 합니다.

 

우리는 많은 부분 아버지와 또는 어머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유전자로 물려받은 신체적인 모습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이나 말투도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철이 들면 그것이 고맙고 기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려서 부모를 잃거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그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의 아쉬움에 비한다면, 아버지께 심하게 혼이 났던 경험도 오히려 축복인 것입니다.

 

옛말에 ‘부모 팔자가 반팔자’라고 했습니다.

여러분도 어느 정도 이 말에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반보다 더한 분도 덜한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이 지금 세상에 살아계시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그분들이 물려준 모습과 그분들에게 영향을 받은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그렇게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기분 좋은 일입니다.
제 가슴이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여러분의 마음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머리로 계산하고 이익부터 따지는 문명을 버리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심장으로 기억하는 새로운 문명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

투표보험설계사·택배기사 등 노동3권 보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특수형태 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통해 권익을 보호받을 것 418명 37%
  • 4대 보험 적용 등 고용주의 부담이 늘어나면 일자리가 되레 줄 수도 우려 713명 6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