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몇 살입니까?

입력 2011-11-14 15:33 수정 2011-11-14 15:36


눈물 나는 도전과 실패

 

늦은 저녁 시간, “엄마, KFC가서 맛있는 치킨 좀 사주세요”이에 “저녁이나 먹을 것이지, 웬 치킨 타령이니?”,“ 먹고싶단 말이야”이내 울상을 짓는 예쁜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금새 마음이 약해져, KFC 매장을 힘들게 찾아 줄까지 서가며 기다려서 사온 치킨 앞에 딸 아이는 이내 마음이 밝아진다. 아이를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렇게 아이의 먹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면서 같이 맛있게 먹는 엄마의 모습이다.

 

KFC 매장 앞이라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노인. 하얀 양복과 나비넥타이를 하고 한결같이 서있는 은발의 그 노인은 누구일까?

 

66세에 파산해 전 재산이 겨우 105달러였던 이 노인은 ‘이제 내게 남은 건 뭘까. 내 시대는 이미 지나간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누가 이 노인을 보더라도 더 이상 재기하는 건 어렵다고, 이제 괜한 고생 그만하고 조용히 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 다시 도전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세계 최대의 치킨 프랜차이즈 KFC를 만들어낸다.

 

그가 바로 커넬 샌더스다. 나이를 잊은 이 ‘문제적 인간’은 노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패기와 열정으로 누구도 꿈꾸지 못한 황홀한 황혼을 맛본다. 그는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거짓말 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었던 것이다.

 

“당신이 이제까지 걸어온 길은 그게 어떤 것이든 결코 하찮지 않다”

 

사실 그가 1009번째 시도 만에 성공을 이뤄낸 과정은 황혼의 노인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전국의 식당을 돌아다니며 1008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식어버린 홍보용 치킨으로 끼니를 때우고 차 안에서 잠을 청했으며, 약장사 스타일로 손님들을 맞아가며 치킨 홍보를 했다. 식당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전박대 당한 것은 예삿일이었다. 이렇게 1008여곳이나 되는 식당 순례마다 연속된 거절을 이겨낸 그에게 찾아온 눈물나는 성공.

 

끝없는 좌절과 실패에도 칠전팔기, 아니 1008전 1009기한 커넬 샌더스. 젊은 시절 그는 여러 번의 실직과 파산, 그리고 화재로 인한 손실과 아들의 죽음이라는 아픔까지 겪는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는 더 강해져 일어선다. “내가 죽지 않는 한 고난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은 바로 이 샌더스를 두고 한 말 같다. 샌더스 자신도 이야기했던 평생의 불운과 실패를 그는 오히려 라는 눈부신 열매를 위한 자양분으로 만들었다.

 

그는 해냈다. 우리는 조금만 어려운 일이 닥쳐도 힘들다고들 한다.

 

OECD 회원국 중 노인자살률 1위의 대한민국. 이는 OCE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게다가 이구백, 삼팔선, 사오정으로 대별되는 청년실업과 명예퇴직 등 실업이나 파산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이들에게 이 세상은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곳으로 보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그들 대부분은 아직 백발이 성성한 나이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수중에 있는 돈이 10만 원보다는 많을 수 있다. 실패의 경험이 있다 해도 노인 샌더스가 떠안고도 일어섰던, 66년 인생 전부가 무너져버린 상실감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다. 샌더스 앞에서 직장을 잃었다며, 가진 것이 없다며, 나이가 너무 많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기에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샌더스는 쓰러질 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밑바탕 힘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실패를 바라보는 그의 억세고 긍정적인 태도 역시 한 몫한 것이다. 세상사 ‘세옹지마’이고 ‘위기는 기회’란 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했던 샌더스이기에 말년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커넬 샌더스뿐 만이 아니다. 괴테는 파우스트 2부를 76세에 시작했고, 모네 역시 76세에 수련 연작을 시작했다. 거장들의 명품 바이올린 대명사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는 83세에 생에 최고 명품을 만들었고, 알프레드 히치콕은 그의 대표작 사이코를 61세에 찍었고,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58세에 감옥에서 집필했으며, 코코 샤넬은 71세에 다시 디자인샵을 열어 재기했다.‘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알려진 쿠바 전통 음악이자 살사의 선조로 불리는 ‘콤파이 세군도’는 90의 노령에야 빛을 보고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는 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밑바닥 인생, 배고픈 세월 수십 년을 참고 기다린 그는 쿠바 음악의 전설이 되었다.

콤파이 세군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꽃은 핍니다. 이 콤파이의 꽃은 내가 마흔 살이 되던 해에 피었죠. 난 아마 백열다섯 살을 먹어도 더 살고 싶을 겁니다.”

 

수많은 실패 뒤에 이뤄낸 성공 스토리를 통해 우리는 자극받는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데, 우리의 마음에서 이미 못한다고 날 가로막고 있진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나운서 이서영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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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내커 칼럼니스트 이서영
-프리랜서 아나운서(SBS Golf , YTN, ETN, MBC,MBC SPORTS, NATV, WOW TV 활동)
-국제 행사 및 정부 행사 영어 MC
-대기업 및 관공서 등에서 스피치, 이미지 메이킹 강의
-국민대, 협성대, 한양대,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 교수 및 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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