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病) 고쳐 주는 "친구의 힘"

입력 2009-01-23 11:49 수정 2009-01-23 11:49
 

연말 연시부터 뱃속이 편치 않더니 한 달이 넘도록 낫지 않아 고통스러웠다. 병원과 약국을 찾아 다니다가, 한의원까지 가서 침을 맞고, 스트레스와 고민이 겹쳐 잘 낫지 않을 거라는 진단을 받았다.  

 

며칠 전, 평촌에 사는 컨디션트레이너 이 O O 강사님을 만났다. 필자의 아픔을 듣고는 갑자기 헬스클럽으로 데려가더니, 운동기구를 골고루 이용하게 하고 숨쉬는 법을 가르쳐 주며, 함께 발가벗고 목욕까지 했다.

서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전화는 가끔 하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사우나를 하고 나오니 몸과 마음이 개운했다. 야채비빔밥까지 사 주며 꼭꼭 씹어 먹고 식사 중에 물은 마시지 말라고 일러 주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돌아 오는 길에 팽만감을 느꼈던 배가 슬슬 움직이며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참 신기하고 이상한 일이었다. 양약과 한약으로 듣지 않던 배탈이 운동과 목욕으로 나을 수 있다니?  아니, 솔직하고 편안한 대화가 병을 치유한 건 아닐까?

 

며칠 지나자 또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요즘 몇 가지 고민을 하면서 새해 사업계획을 짜던 중에 또 다른 프로젝트가 생겨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남들에겐 편하게 잘 대해 주면서 의외로 내성적이고 예민한 내 마음과 감정이 쉽게 조절되지 않아 그렇다는 건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던 터였다. 정말 오랫동안 괴로웠다.

 

엊그제 한 친구가 만나자 해서 또 나갔다. 미리 술은 곤란하다는 언질을 주고 음식점엘 들어 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술과 커피와 녹차를 마시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나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술잔을 입에 댔다.

이야기가 꽃을 피울 무렵, 둘이서 소주 두 병은 금방 사라졌다. 돌아 오는 길에 은근히 걱정을 했다. 오늘 밤에 또 고생을 하면 어쩌나 두려웠지만, 전철 안에서 부글거리던 뱃속이 갑자기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거참 심기한 일이로다. 배가 아플 때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어라?”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고 했던가? 혼자만의 고민과 갈등,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걱정거리가 아니더라도 가끔은 누군가와 수다를 떨고, 얼굴을 마주 보고, 같은 주제로 같은 수준의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경쟁도 하고 질투도 하면서 또 다른 협회를 만들고 모임을 구성하고, 함께 어울리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는가 보다.

그래 맞아. 소나 말들도 무리를 지어 살지. 새들도 같은 새들끼리 날아 다니지. 어려운 이치가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연법칙이려니.  
(사)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 근무, (주)스카우트 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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