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을 못 읽겠어요

입력 2005-10-16 21:17 수정 2005-10-16 21:17
 

"요즘 한자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을 만나다 보면 이름을 한자로 쓰신 분들이 많은데, 모르는 글자를 물어 보기도 창피하고, 그렇다고 이름을 한 번도 불러 보지 않고 아는 척 할 수도 없더군요. 특히 중국이나 일본 사람도 만나게 되는데 중국말이나 일본어를 못해도 한자를 쓰면서 아는 척 하는 동료를 보면 샘이 나고 자존심이 상하더군요. 그래서 아예 천자책을 샀습니다.다음 달에는 한자능력 시험을 보려고 해요."

 

"누구든지 모르는 한자는 있는 겁니다. 모르는 글자는 직접 물어 보아도 괜찮을 텐데..."

 

"한 두 글자면 괜찮겠지만, 우리는 한글 세대이고, 워낙 한자에 관심이 없어서..."  

 

"그러면 할 수 없지요, 뭐. 지금부터 열심히 천자문부터 공부하는 수 밖에"

 

 

며칠 전 어느 대기업의 팀장과 나눈 이야기다.

 

 

"며칠 전 영어 회화 공부를 시작했어요.

 

높은 분들을 만나거나 멋진 CEO들과의 모임에 나가 보면 외국인도 많고, 전문영어로 설명하는 세미나도 많은데, 막상 알아 듣지 못하고, 인사 조차 나눌 수 없는 제가 딱하게 생각되기도 하더군요. 이럴 때 유창하진 못해도 조금만이라도 영어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매주 토요일 아침, 2간씩 개인강사를 모시고 영어공부를 한다는 50대 중반 기업가의 볼멘 목소리가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이 지구상에 63억 인구가 살고 있다. 한자를 쓰는 사람이 약 25%(중국, 대만,홍콩, 일본, 남북한)에 달한다. 영어는 말할 필요도 없다.

 

 

정말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알아야 할 것도 너무 많다.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이라고 무시해도 되고, 자신의 일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일이라고 외면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좀 더 효과적인 사업을 이루어 내고, 좀 더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 받기 위해 알아야 하고 할 수 있어야 하는 지식과 능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에게 학문의 비결을 물었다. 독서와 글쓰기가 창조적인 생각과 내용의 정리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영업력도 뛰어 나야 하고, 인맥관리도 잘 해야 하고, 어학 능력이나 외국어 실력도 갖추어야 한다.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론적인 뒷받침과 실무적이 경험이 따라야 하니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읽어야 할 책을 사다 놓고 제때에 읽지 못해 쌓이는 책을 바라 보며 시간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데, 그런 걸 고민하고 걱정하느라 시간을 다 빼앗겨서 어느 한가지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원한 가을, 높은 하늘과 산들바람이 유혹하지만, 땀 흘리지 않고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많이 가지면 좋겠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면서 미래의 두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본질적인 이론과 정보, 지식을 쌓고, 역사적 배경,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거울 삼아 지혜를 얻음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아예 마음과 생각을 전환하여 변화를 즐겨도 좋을 것이다.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이고 오래 갈 수 있는지는 판단과 선택의 문제이다.
(사)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 근무, (주)스카우트 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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